첫 비엔지니어·비서울대출신 낙점 파격 / 최고 재무책임자 등 거친 대표적 재무통 / 청와대 개입설 등 잡음 탓 의외 선택 관측 / 최근까지 신성장동력 소재 사업 직접 지휘‘비주류의 반란.’최정우(사진) 포스코켐텍 사장이 예상을 깨고 제9대 포스코 회장 후보 ‘최후의 1인’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 50년 역사상 최초의 비엔지니어 출신 내부 회장이자 1998년 이후 20년 만의 비서울대 출신 회장이다.

포스코 안팎에서 최 후보는 선출과정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유력한 차기회장감으로 꼽는 이들도 드물었다고 한다.

철강업계에서는 그간 청와대 실세 개입설, ‘포피아’(포스코+마피아) 암투설 등 잡음이 끊이지 않은 탓에 포스코 내부 인사 중 비주류로 분류되던 최 사장이 수장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사장의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그룹의 신사업 중심 재편에 힘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규모 그룹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바 있는 데다 최근까지 소재 분야 핵심 계열사로 부상 중인 포스코켐텍을 이끌었기에 도전적인 변화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최 사장은 24일 소감문을 내고 "영광스러우면서도 어깨가 무겁다"며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임직원·고객사·공급사·주주·국민 등 내외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상생하고,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조성해 공동 번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최 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했다.

오는 7월27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회장직에 공식 취임한다.

최 후보는 그동안 포스코를 주도해 온 서울 공대 출신과 대비되는 비주류라 할 수 있다.

그는 부산 출신으로 동래고·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1998년 회장직에 오른 유상부(토목공학과) 전 회장을 비롯해 이구택(금속공학과)·정준양(공업교육학과) 전 회장과 권오준(금속공학과) 회장 모두 서울대 출신이었다.

최 후보는 또 포스코의 주력인 철강 생산과 판매를 맡은 적이 없다.

그는 포스코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1983년 입사 뒤 2006년 재무실장을 거쳐 2008년 포스코건설 기획재무실장(상무), 2014년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부사장)을 역임했다.

2015년 본사 가치경영실장을 맡았고 2016년부터 최고재무책임자 역할을 했다.

이런 이력은 이번 최 사장의 회장 후보 선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포스코는 5인 후보를 선정하면서 포스코 내부 인사로만 채우면서 포피아 비판 여론이 일었다.

검찰 수사 가능성이 제기되는 권오준 회장이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여전했다.

이런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는 선택지가 최 후보였다는 평가다.

포스코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전날 최 사장과 함께 장인화 포스코 철강2부문장(사장)을 최종 후보 2명에 올려놓고 고심했다.

장 사장의 경우 ‘권오준 측 인사’라는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권 회장이 사임의사를 표명하기 직전인 지난 3월 사장으로 승진했고 권 회장과 같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출신이다.

최 사장의 경우 권오준체제였던 2015년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을 지내면서 구조조정을 추진했지만, 올해 2월 포스코켐텍 사장직으로 밀려나 다른 경쟁 후보에 비해 ‘권오준 색깔’이 옅은 편이다.

최 사장은 회장 취임 이후 기존 철강 생산·판매에 중점을 둔 전통적 사업구조를 신사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최 사장이 최근 포스코그룹의 투자사업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당시 포스코 국내 계열사 71개를 38개로, 해외 계열사 181개를 124개로 줄였다.

이로써 7조원 규모 누적 재무개선 효과를 거뒀다.

또 최근까지 포스코켐텍 사장으로 지내면서 그룹 내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소재 분야 사업을 직접 지휘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