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명분 없는 선수 선발이 결국 자충수로 돌아오고 있다.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7시즌의 마지막을 장식할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표면적으로 나쁘지 않다.

2경기를 치른 현재 1승1무를 기록, 2연승을 내달린 일본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오는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우승컵도 들어 올릴 수 있다.

그러나 결과와 달리 경기력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우선 지난 9일 중국전에서는 2-2로 비겼다.

세대교체를 노리는 중국은 이번 대회 젊은 선수를 대거 선발하며, 사실상 2군을 내세웠다.

정상 전력이 아닌 중국을 상대로 2실점이나 허용한 점은 분명 짚고 넘어갈 일이다.

실점 장면에서 모두 상대 공격수를 놓쳤다.

이는 12일 북한전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번번이 상대 공격수로 놓치며 위기를 자초했다.

특히 북한은 이번 대회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으며, 국제대회 경험도 부족한 팀이다.

자책골 덕분에 1-0으로 승리했다는 것은 그만큼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 외에 설명할 길이 없다.

공격진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삐걱 소리를 냈고, 골 결정력에서 2%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대표팀은 1, 2차전 합계 12개의 코너킥을 시도해 단 1골도 득점하지 못했다.

공·수, 세트피스까지 모두 흔들리고 있다.

대표팀의 행보에 의문 부호가 붙고 있다.

신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결과와 과정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선언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플랜 B와 C를 구상하겠다는 것과 더불어 이번 대회 성적까지 결과물을 남기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흘러가며 표류하고 있다.

플랜 B와 C에 대한 윤곽도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고, 성적 역시 일본을 반드시 꺾어야 우승을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수 선발이 자충수로 돌아오고 있다.

신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미드필더 김성준(성남)을 선발했다.

당연히 논란이 일어났다.

김성준은 상주 상무 소속으로 지난 8월12일 인천전 출전 이후 시즌 종료 시점까지 단 1경기도 출전하지 않았다.

선수 선발의 명분이 없었지만, 신 감독은 "청소부 역할을 해줄 선수"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실험을 강조하기 위한 회심의 카드로 내민 셈이었다.

그러나 실제 김성준은 이번 대회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경기력이 증명되지 않은 시점에서 쉽게 투입하기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일본전 역시 승리가 절실한 시점이기 때문에 김성준 카드를 꺼내 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근호(강원)와 윤일록(서울) 선발도 마찬가지이다.

이번 대회 주축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두 선수 역시 출전시간 0분이다.

경기력의 흐름을 고려하면 일본전 투입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태용호의 표류가 결국 선수 선발까지 자충수로 돌아오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