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소년소녀’가 한예슬 가족의 뭉클한 재결합을 그리며 ‘청정 드라마’의 위엄을 드러냈다.

21일 전파를 탄 MBC 월화특별기획 ‘20세기 소년소녀’가 주인공 한예슬의 잃어버린 언니 찾기와 극적인 재결합을 통해 ‘가족애’에 대한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이날 방송에서 사진진(한예슬)은 시력을 잃을 지도 모르는 엄마 미경(김미경)을 위해 공지원(김지석)과 함께 어린 시절 집을 나간 언니 사호성(김정화)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섰다. 끈질긴 추격 끝에 극적으로 만난 사호성은 사랑하는 남자의 죽음 이후 이름을 바꾼 채 숨어 살던 터. 사진진은 오랜만에 만난 언니에게 “쌩 난리치고 집을 나갔으면, 잘 살던가! 꽁꽁 숨어서 이 모양 이 꼴로 살려고 신나게 사랑 타령 해대셨어?”라며 분노를 쏟아냈고, 집에 안 간다고 버티는 언니를 끌어당기며 “엄마 아파! 너 기다리다 우리 엄마 아프다고, 니가 뭔데 엄마 아프게 해? 그냥 죽어 버려!”라며 울부짖었다.

동생의 간청과 독설에도 꿈쩍 않던 사호성을 움직인 건 바로 아빠의 통닭. 공지원에게 전후 사실을 전해들은 사진진 자매의 아빠 창완(김창완)은 사호성이 있는 하동으로 향했고, 어렵게 찾아간 호성 집 앞에 쇼핑백을 놓은 후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온 사호성은 쇼핑백 안에서 식은 치킨을 꺼내 눈물을 흘리며 우걱우걱 먹다, “딸아, 다음엔 뜨겁게 먹자꾸나”는 아버지의 쪽지를 보고 목이 메었다. 십 수 년 만에 찾아간 딸을 직접 보는 대신, 어린 시절 추억과 담긴 통닭으로 마음을 전달한 아버지의 사랑이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울리던 순간이었다.

드디어 다가온 미경의 수술 날, 창완은 수술실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두리번대고, 무사히 수술이 끝난 후 붕대로 눈을 감아 앞을 볼 수 없는 미경 역시 사진진에게 부재중 통화를 체크해달라고 하면서 “그거 말곤 없어? 모르는 번호…”라고 말을 흐렸다. 엄마를 꼼꼼하게 간호하던 사진진은 편의점에 다녀오면서 지갑을 놓고 가고, 뒤늦게 사실을 깨닫고 다시 병원으로 향한 사진진이 잰 걸음으로 병원에 가는 사이 누군가가 미경의 손에 물 컵을 쥐어준 것. 상대의 손을 꽉 잡은 채 놓아주지 않은 미경은 “호성아, 우리 호성이 왔구나, 대답 좀 해봐 호성아”라며 딸을 불렀다. “엄마”라고 답하는 사호성에게 미경은 “우리 호성이, 밥 먹었어? 배고프지 않아? 하필 엄마 눈이 이래서 우리 딸 밥도 못해주고, 엄마도 호성이 보고 싶은데”라며 손으로 얼굴을 매만졌다. 결국 한참을 부둥켜 안고 우는 모녀를 비롯해, 병실 앞 복도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사진진의 모습까지 오랜만에 마음을 연 가족의 뭉클한 재결합 현장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가정에게 닥친 갑작스러운 불행에 정신이 혼란한 사진진을 묵묵하게 보좌한 공지원의 멋진 됨됨이가 빛을 발한 한 회이기도 했다. 가족의 위기를 넘긴 사진진과 공지원은 엘리베이터에서 ‘코스모스 꽃말’과 함께 아름다운 키스를 나누며 사랑을 더욱 굳건하게 다졌다. 반면 사진진과 ‘우리 결혼했어요’를 마친 안소니가 매니저 정은(신동미)에게 “아무래도 직업 선택을 잘못 한 것 같지? 우리 헤어지자. 아무래도 나 연예계 생활 그만해야 할 것 같아”라고 선언하는 과정이 그려지기도 했다. 이에 정은은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생각해 봐, 퇴직금. 20년 근속 퇴직금이라고 생각하고, 한 번만 더 생각해봐”라며 안소니를 설득해 마지막 작품 캐스팅을 성사시킨 것.

사진진이 새 작품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통해 사극에 도전하는 가운데, 사진진의 극중 ‘최애 캐릭터’ 호위무사 역이자 사무실의 새 식구로 안소니가 등장했다. 나아가 공지원이 결혼 직전 파혼했던 여자친구 ‘벨라’가 “한국이야”라며 전화를 걸어와, 당황하는 공지원의 표정이 그려지며 반전의 엔딩이 펼쳐졌다.

깊어가는 ‘사공 커플’의 사랑 속, 안소니가 사진진의 작품 파트너로 재회하고 공지원의 ‘구 여친’이 깜짝 등장하며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전개가 이어지는 터. 종영을 한 주 앞둔 ‘20세기 소년소녀’의 결말에 초미의 관심이 모이게 됐다. 나아가 이날 방송에서는 한아름(류현경)이 속도 위반으로 결혼하게 된 동료 커플을 보며 정우성(안세하)과의 결혼을 그려보고, 장영심(이상희)은 미치도록 짠 엄마의 도시락을 묵묵히 먹어준 강경석(오상진)에게 더욱 호감을 느끼는 장면이 전파를 타며 극의 재미를 더했다.

특히 이날 방송을 통해 ‘20세기 소년소녀’는 남녀의 달콤한 로맨스뿐만 아니라 30대 중반의 가족애까지 섬세하게 담아내며 ‘웰메이드 가족극’으로 영역을 확장, ‘이소소 마니아’들의 환호를 듬뿍 받는 ‘인생 드라마’로 이름을 올렸다.

‘20세기 소년소녀’ 29회와 30회는 27일 방송되며, 마지막 주인 27일과 28일에는 방송을 한 시간 앞당긴 오후 8시 50분 전파를 타며 대망의 작품을 마무리한다.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