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실패한 해외파도 돈방석에 앉는 시장, 분명 문제가 있다.

황재균(30)의 행선지는 kt였다.

kt는 13일 황재균과 4년 총액 88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역대 6번째, 타자로는 4번째(3루수로는 2번째)로 큰 규모다.

100억 원이 넘으리란 예상은 빗나갔다.

그러나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공·수·주 3박자를 갖춘 매력적인 3루수임은 분명하나, 과연 90억 원에 육박하는 몸값이 적절한가에 대한 지적이다.

황재균의 KBO리그 통산 타율은 2할대(0.286)이며, 한 시즌 최다 홈런 개수도 30개(27개)가 안 된다.

메이저리그 도전 자체가 몸값 상승의 요인이 되는 점도 아이러니하다.

엄밀히 말해 황재균의 빅리그 도전은 실패에 가깝다.

올해 샌프란시스코와 1년 계약을 맺었던 황재균은 메이저리그 18경기에서 타율 0.154(52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직면한 셈인데, 오히려 몸값은 더 뛰었다.

메이저리그 전문매체인 ‘MLB 트레이드 루머스(MLBTR)’은 이날 황재균의 계약 소식을 전하며 "만약 내년 시즌에도 미국에 남았다면 절대 이 정도 규모의 계약을 따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저평가했다.

실패한 해외파 유턴들을 향한 ‘특급대우’는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일본진출 2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온 김태균(한화)은 당시 국내 최고연봉인 15억 원을 보장 받았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했으나 1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윤석민(KIA)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빅리그는 밟아보지도 못했음에도 4년 총액 90억 원을 품었다.

현장에선 어떻게 보고 있을까. 스포츠월드가 창간 12주년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프런트 대부분은 국내복귀 시 몸값 총액 제한을 찬성했다.

다만 감독, 선수들은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어떨 수 없는 일로 봤다.

나아가 이들의 몸값은 개인 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

향후 FA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복귀가 유력한 김현수(필라델피아 필리스)는 물론 내년 FA 자격을 얻는 3루수 최정(SK)과도 직접적인 비교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2014시즌 후 SK와 4년 총액 86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최정은 최근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는 등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성적만 따지자면 최정은 황재균보다 높다.

벌써부터 최정의 몸값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