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행연합회가 차기 회장 선출에 돌입한다.

당초 금융협회장 자리에 관료 출신의 '올드보이'가 귀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정치권의 비판과 '낙하산' 논란 등의 우려로 민간 출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은행연합회는 15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 추천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후 몇 차례 이사회를 열어 후보군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고 오는 27일 정기 이사회와 향후 총회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하 회장의 임기가 이달 30일 끝나는 만큼 정기 이사회를 개최하는 날 총회까지 한 번에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사회는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농협·기업·산업·씨티·SC제일·부산은행장 등 총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하 회장을 비롯해 각 은행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1명 이내의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

중복 추천이나 기권도 가능하다.

은행연합회장을 두고 관료 출신부터 민간 출신까지 다양한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홍재형 전 부총리(79)와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68),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69)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62),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63) 등이 거론된다.

신 전 사장과 민 전 행장을 제외하면 모두 '관료 출신'이다.

우선 홍 전 부총리의 경우 회장 자리를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부총리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지만, 업계 안팎에서 '올드보이', '낙하산' 논란이 커지자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하마평에 오른 인물 중 관료 출신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전 총재는 행정고시 13회로 관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장 등을 역임한 뒤 2004년 금융감독원 부원장, 2005년 산업은행 총재를 지냈다.

윤 전 행장 또한 행정고시 21회로 재무부, 재정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2007년 기업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11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2012~2014년 외환은행장을 맡았다.

이들 역시 유력 후보군이지만 '관료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정감사에서 "금융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오래전 금융 수장이었던 분이 세평에 오르고 있다"며 "이런 분들이 오면 일할 수 없다고 (대통령에게) 진언하라"고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요구하며 관 출신을 경계했다.

반면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관 출신이 정부와 소통하기 좋다"며 "금융업이 규제가 많은 산업인 만큼 당국과 소통 능력이 큰 장점으로 통할 것"이라며 관료 출신 선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민간 출신에서는 신 전 사장과 민 전 행장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 전 사장은 1967년 산업은행에 입행해 은행 업무를 처음 시작한 뒤 1982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한은행 행장을 거쳐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역임했고, 지난 2010년 신한금융 내 권력 다툼인 이른바 '신한사태'로 자리에서 물러나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지내고 있다.

민 전 행장은 1981년 국민은행에 입행해 32년간 국민은행에 몸담았다.

지점장부터 본부장, 부행장으로 승진한 뒤 지난 2010~2013년에는 행장으로 있었다.

현재 코베카 이사장과 동국대학교 석좌교수를 지내고 있다.

최근 업계 안팎에서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만큼 '관료 출신'보다는 '민간 출신'으로 기류가 바뀌는 분위기다.

다만 정부가 금융협회장 인선에 관여하지 않는다 해도 사실상 의중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추측도 나온다.

은행연 관계자는 "이사회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현 회장과 행장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만큼 은행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 뽑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