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4일 바른정당을 향해 다시 한 번 통합론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호남계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해 오는 21일 '끝장토론' 격인 의원총회 전까지 아슬아슬한 기류가 흐를 것으로 보인다.

전날(13일) 선출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안 대표를 예방 차원에서 찾았다.

앞서 지난 달 통합론에 군불을 뗐던 두 당사자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먼저 안 대표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기득권 정치를 깨고 새로운 정치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당"이라며 "함께 새로운 개혁의 파트너로서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 깊은 논의, 협력을 시작하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유 의원도 "앞으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양당 사이에 정말 진지한 협력 가능성을 이야기 위해 방문하게 됐다"고 화답했다.

특히 지난 9월 김동철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예로 들어 "정말 (연설이) 국민의당의 생각이라면 이분들하고 바른정당이 많은 부분에서 생각이 일치하고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 국가적으로 제일 중요한 안보, 경제, 민생, 한국 정치의 개혁에 관해 생각이 많이 일치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바른정당이 국민의당과 협력할 부분이 굉장히 넓다"고 다시 한 번 연대의 가능성을 비쳤다.

모두발언 이후 두 대표는 바로 언론에 비공개 전환 요청을 했다.

이행자 국민의당 대변인은 회동 중 취재진과 만나 "유 대표가 지난번 '호남 배제 언론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었다는 말씀을 하셨다.(본 취지는) 영호남 모두 지역주의를 극복하자는 얘기"라면서 "호남을 배제하자는 뜻이 아니었음을 (국민의)당에 잘 설명하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나 추진 속도에 있어선 엇박자가 났다.

안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유 대표의 '호남 배제' 발언 해명을) 다음주에 의원 워크숍이 있는데, 거기서도 필요하다면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21일 '끝장토론'격의 의총 때 유 대표의 설명을 직접 요청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 대표의 말은 달랐다.

유 대표는 안 대표 면담 후 정의당을 바로 찾았고, 이후 취재진들에게 "아니다.그런 말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 내부에선 조심스러운 기류가 흘렀다.

안 대표의 한 측근은 이날 와의 통화에서 "두분 간 말하는 사이에서 약간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오늘은 합의했던 7개 정책연대에 공감대를 보인 것, 그 정도로만 해달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당내 의견수렴이 안된 상태에서 또 언론이 이런 식(속도를 낸다는)으로 보도하면 당이 다시 시끄러워질 것"이라며 극도로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전했다.

실제 호남계 의원들은 유 대표의 선출 직후부터 선을 분명히 긋고 있다.

앞서 통합론을 띄웠던 안 대표는 이미 호남계 중진들과는 심리적으로 거리가 벌어졌다는 평가다.

실제 호남계 의원은 유 대표가 12월을 기점으로 한국당과 국민의당 모두를 염두해 둔 '중도보수통합'에 대해 '야합' 정도로 치부하며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YS(김영삼 전 대통령)식 3당 통합 제의를 국민의당에 안 해주시길 바란다"면서 "국민의당의 정체성과 뜻을 같이 한다면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국민의당 안에서 같이 할 수 있다"고 통합이 아닌 '입당'을 권유했다.

안 대표와 각을 세웠던 호남계 중진 유성엽 의원도 "우리 국민의당을 어떻게 봤으면 아니 그동안 우리 국민의당측에서 어떤 메시지를 주어왔으면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3당 중도보수통합이란 말이 나왔을까"라며 "과거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굴에 들어간다는 YS의 3당합당이 떠오른다.그렇게 호랑이 잡아서 다시 적폐를 쌓아갈려고?"라며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