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오락비·의료비 계속 늘어나 / 지출 계획 세워 적절히 통제해야은퇴 후 필요한 생활비는 은퇴 직전의 70~80%라는 것이 일반적인 정설이다.

이 비율은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도 비슷하다.

그런데 최근 몇몇 조사에 따르면 은퇴 후 소비지출이 은퇴 전에 비해 줄어들기는 하나, 그 감소폭이 20~30%까지 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2017년 서울대의 연구 결과, 우리나라 가계의 은퇴 직후 소비 수준은 은퇴 직전에 비해 평균 8.9% 감소했다.

미국의 근로자복지연구소(EBRI)가 2015년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은퇴 직후 소비 감소율이 7.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기간이 길어지면 가계의 소비지출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은퇴 후 17년이 지나도 소비 수준이 은퇴 직후 1년의 79%나 됐다.

미국은 은퇴 후 5~6년이 경과한 뒤의 소비지출액이 은퇴 직전 대비 약 85% 수준으로, 역시 감소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은퇴를 하고 나면 보통 근로나 사회활동과 관련한 차량유지비, 경조사비, 외식비, 통신비 등의 항목에서 지출이 감소한다.

연금 등 사회보험료로 나가는 돈도 줄어든다.

그런데도 은퇴 후 소비액이 크게 감소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바로 은퇴하고 난 뒤에도 한동안 증가하는 교양오락비와 은퇴 후 계속해서 늘어나는 보건의료비 때문이다.

흔히 교양오락비는 쉽게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은퇴하고 나면 그동안 바쁘게 일하며 미뤄온 여가생활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자칫 과도한 지출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2016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의 조사에서 아직 은퇴하지 않은 비은퇴자의 42%가 "은퇴 후 여행이나 취미생활을 꿈꾸고 있다"고 대답했다.

따라서 교양오락비는 은퇴 전부터 별도로 준비하는 것이 좋으며, 은퇴 후에는 계획을 세워 지출을 적절히 통제해나가야 한다.

지출 범위를 넘어섰다면 해외여행을 국내여행으로 바꾸는 등 당초 계획보다 한 단계 수준을 낮추는 것도 방법이다.

다음으로 보건의료비 역시 은퇴 후 지출이 늘어나는 항목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진료비가 65~74세는 55~64세의 1.6배, 75세 이상은 2.5배로 나이가 들수록 증가했다.

건강할 때부터 규칙적인 운동, 금연 등의 생활습관을 들여 노후 의료비 지출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큰 병에 걸리고 나면 더 이상 보건의료비 지출을 억제할 수 없는 만큼, 아직 보험료가 저렴할 때 건강보험 등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