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9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MBC가 73일 만에 파업 잠정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직원들이 복귀하는 출근길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열 명 내외의 사람들이 로비를 드나들었지만 대체로 썰렁했고 직원들의 표정도 가벼워 보이지 않았다.

파업은 아직 끝이 아닌 ‘중단’이기 때문.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MBC 노조)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블랙리스트 노조파괴 저지, 공정방송 단체협약을 위한 총파업’을 15일 오전 9시부로 잠정 중단하고 업무에 ‘부분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MBC 예능과 드라마, 라디오 프로그램 등은 정상적으로 재개될 예정이지만 시사 교양국, 뉴스보도 제작인원은 계속 파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김연국 위원장은 "뉴스는 전체 조직으로 하나의 프로그램이 돌아가기 때문에 개별 제작자들의 힘만으로는 바꿔낼 수 없다"며 "현재 남아있는 보도 간부들 밑에서 뉴스를 만들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적폐 세력이 물러날 때까지 보도와 시사교양 파업은 계속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전 지부 등 일부 지역사도 경영진 교체를 촉구하며 파업을 이어간다.

이에 따라 MBC 사옥 로비에 놓인 노란색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습니다"라고 적힌 포토월과 ‘언론 정상화’ 현수막은 철거되지 않았다.

파업에 사용된 스피커 전선과 야외 방석 등도 그대로 놓여 있었다.

보도·시사 교양 등 아직 방송에 복귀하지 못한 250여명은 이날 오전 MBC 사옥 내에 함께 모여 아직 파업이 끝난 게 아니라는 의지를 다졌다.

이들은 ‘적폐뉴스 청산’, ‘보직자 즉각 사퇴’가 적힌 손 팻말을 들고 "적폐 청산"을 외쳤다.

집회에 참가한 한 직원은 "새 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파업이 끝난 게 아니다"라며 이날 오후에도 팻말을 들고 피케팅을 이어갈 예정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