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가 전날(14일)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서 부사장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사장단 및 자회사 대표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정기 인사에서 회사 측은 "새로운 경영진을 전면에 내세워 2018년 사업계획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나갈 것이다"며 '세대교체'를 공언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가장 관심이 쏠린 대목은 정기선 신임 부사장의 승진이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정기선 부사장은 지난해 말 분사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대표이사를 맡아 안광헌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이끌게 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정기선 부사장은 선박영업부문장 및 기획실 부실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현대글로벌서비스를 미래 핵심사업으로 육성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의 승진으로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기선 부사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으로 지난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했을 때부터 그룹 차기 후계자로 거론돼 왔다.

무엇보다 그가 전례 없는 '초고속' 승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 역시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실제로 정기선 부사장은 지난 2013년 재입사 이후 4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사장은 입사 후 7개월여 만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치고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에서 실무 경험을 쌓아왔다.

이후 2013년 6월 현대중공업에 부장으로 재입사한 이후 지난 2014년 10월 기획재무부문장 총괄 상무로, 2016년 1월 전무로 잇따라 승진하며 전례 없는 승진 기록을 세웠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기선 부사장은 30대 초반의 나이로 현대중공업 사상 최연소 전무 승진 타이틀을 거머쥔 이후 올해 부사장까지 오르며 다시 한번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며 "총수 일가의 경우 평사원으로 입사해 임원을 거쳐 사장까지 승진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빠른 것이 사실이지만, 이 같은 사례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정기선 부사장이 재입사 이후 영업과 마케팅, 재무 등 다양한 부문에서 임원으로서 활동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승진을 기점으로 사실상 그가 경영 전면에 나선 것으로 해석해도 어색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자문역으로 위촉되고, 권오갑 부회장은 대표이사에서 사임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강환구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현대중공업은 사장단 인사에 이어 이른 시일 내에 후속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