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털사이트 1위 네이버를 만들어낸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현 글로벌투자책임·GIO)이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지난달 30일과 31일, 두 차례나 국감에 출석했기 때문입니다.

이해진 전 의장은 외부 활동을 공개하지 않기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은둔의 경영자’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였죠. -국감장에서는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받는 중에도 구글을 겨냥해 쓴소리를 내뱉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구글이 이해진 전 의장의 발언에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구글과 네이버의 기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지요. 기자가 이 전 의장을 단독으로 쫓아가 인터뷰를 시도하기도 했는데, 이 전 의장은 어떤 말을 했지요?◆ 국감장에 나타난 이해진 전 의장 ‘과묵’, 누가 말을 건네도 단답형-지난달 30일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감에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ICT 업체 수장들이 대거 증인으로 출석해 ‘ICT 국감’으로 불렸죠.-당시 국감에는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을 비롯해 이동통신사 최고경영자인 황창규 KT 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출석했는데요. 특히 네이버의 창업자 이해진 전 이사회 의장이 국감장에 나타나 화제를 모았습니다.

-국감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나요?-사실 ICT 국감이 아니라 ‘이해진 국감’이 맞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뉴스 부당 편집 문제’와 ‘포털의 사회적 책임’ 등과 관련해 야당 의원들의 질문이 이해진 전 의장에게 집중됐는데요. 이 전 의장은 “해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보니, 국내에서 벌어진 상황에 대한 내용은 잘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모르는 게 자랑이냐”는 야당 의원들의 거센 질타가 이어지기도 했죠. 다른 수장들에게도 질문이 주어졌지만, 대부분 질문이 이 전 의장에게 쏠렸습니다.

일각에선 이 전 의장 덕분에 국감은 그나마 화제를 모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화제 만발이었죠. -실제로 본 이해진 전 의장의 모습은 어땠나요?-지난달 30일과 정무위원회(정무위) 국감이 열린 31일 이틀 연속 이해진 전 의장을 지켜봤는데요. 처음엔 많이 긴장한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긴장해서가 아니라 원래 표정 변화가 거의 없고, 과묵한 성격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과방위 국감 옆자리인 고동진 사장이 말을 건네도 “네” 또는 “그렇죠”라며 짧게 대답했고, 정무위 국감 옆자리인 임병용 GS건설 사장이 “요즘 많이 힘들죠?”라고 물어도 “네”라고 짧게 말하며 고객을 살짝 끄덕 일뿐이었습니다.

-엄숙한 국감장 안이라 그랬던 건 아닐까요?-그럴 수도 있겠지만, 국감을 마친 뒤에도 비슷했습니다.

정무위 국감을 마치고 이해진 전 의장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게 됐는데요. 이 전 의장과 마주친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이 밝은 표정으로 “전 네이버만 씁니다”라고 말을 건넸는데도 살짝 미소 지으며 “아, 네”라고 답할 뿐,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차량에 탑승하기 전 “이틀 연속 국감에 출석해 이제 끝났는데 심경이 어떠신가요?”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떴죠.-그렇군요. 말을 건 사람이 꽤 머쓱했겠네요. 국감 이후 이해진 전 의장의 발언을 놓고도 포털 업계가 시끌시끌하던데.-이해진 전 의장은 다소 과묵했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해외 사업자와의 역차별 문제에 대해서는 억울함 섞인 말을 적극적으로 쏟아내며 평소의 생각을 드러냈는데요. 이 전 의장은 국감에서 네이버의 시장 지배력 남용과 관련 “국내에서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낮아 상대적으로 깨끗해 보일 뿐 구글도 문제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마지막 발언’에서는 “구글과 페이스북은 국내에서 세금도 안 내고, 고용도 없으며, 트래픽 비용도 안 낸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는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이해진 전 의장의 발언을 문제 삼았습니다.

구글코리아는 “한국에서 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국내 세법과 조세조약을 준수하고 있다”, “구글코리아에는 수백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구글 검색 결과는 100% 알고리즘 순위에 기반하고 있으며, 금전적 또는 정치적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등 이 전 의장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이해진 전 의장의 부정확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과 함께 말이죠.-그야말로 ‘설전’을 벌인 것이네요. -진실공방에 불이 붙은 것인데, 결과적으로 구글의 반박이 오히려 ‘독’이 되는 모양새입니다.

구글이 이해진 전 의장의 발언을 지적하면서도 정작, 국내 매출과 세금액 등 본사 정책에 따라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죠. 공개하지도 않으면서 세금을 내고 있다는 주장은 변명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세금과 관련된 구글의 문제, 그리고 국내외 기업 역차별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네요.◆ ‘특혜 채용’ 논란에 이광구 우리은행장 사임…금융권 ‘초긴장’-금융권을 들썩이게 한 소식도 있죠.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갑작스럽게 그만두게 됐다고요.-이 행장은 지난 2일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2016년 신입행원 채용 논란과 관련해 사과하고,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이 행장은 올해 3월 연임해 지난 2014년 12월부터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데요. 임기를 1년 넘게 남긴 시점에서 사의를 밝힌 거죠.-왜 갑작스럽게 사퇴하기로 한 걸까요?-‘특혜 채용’ 논란이 커지면서 부담감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은행은 최근 특혜 채용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는데요. 지난달 17일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우리은행이 지난해 신입행원 공채에서 국정원, 금감원, 전·현직 우리은행 임직원, 주요 고객 등의 부탁을 받고 특혜 채용했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의혹이 제기된 지 16일 만에 사임을 결정한 거네요. 아무래도 논란이 크긴 했죠. 내부 분위기는 어땠나요?-그날 마침 우리은행 기자실에 있었는데요. 기사가 나오자마자 기자들이 줄지어 들어오면서 기자실은 금방 만석이 됐고, 다시 발길을 돌리는 기자들도 많았어요. 또한 오후 2시 시작된 긴급 이사회를 마치고 혹시나 이 행장이 나오진 않을까 라는 생각에 취재진들이 로비로 몰렸습니다.

기다림에 지친 기자들이 철수하기 시작했지만 오후 7시에도 15여 명의 기자가 남아 있었는데요. 하지만 이 행장은 오후 5시 30분쯤 다른 길을 통해 퇴근을 했다고 하네요. 좋지 않은 사안이다 보니 취재진을 피하고 싶었겠죠.-관계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우리은행 내부는 침통한 분위기였습니다.

우리은행 직원들 얼굴에서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는데요. 관계자들은 “사전에 어떤 이야기도 들은 적이 없어 그저 당황스럽고, 착잡할 뿐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의혹이고, 사퇴까지 갈 사안인지 의문스럽다”며 계파 갈등, 내·외부 압력 등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었고요.-이젠 우리은행을 넘어 금융권 전반이 긴장할 것 같네요. 현재 금융권에 대대적인 채용 시스템 점검이 이뤄지고 있지 않나요?-금융 당국은 7개 금융공공기관과 5개 금융 관련 공직유관단체의 5년간 채용절차 등 채용업무 전반을 점검하기로 했는데요. 14개 국내은행의 경우 이달까지 채용시스템 전반에 대해 자체점검을 진행합니다.

현재 금융감독원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기도 한데요. 금감원에 이어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자택 및 집무실 등도 압수수색된 바 있죠. 금감원 채용비리와 관련해 지난 3일 이병삼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구속되기도 했고요. -금융권의 ‘채용 비리’ 후폭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은데요.-최근 금융업계에 채용 문제가 잇달아 제기된 만큼 채용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현재 금감원, 우리은행에 집중됐을 뿐 다른 회사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요. 사실 금융권이 안정적이고 소득이 높아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만큼 ‘채용 청탁’은 관행처럼 여겨지고 있기도 하죠. 업계에서는 암암리에 이런 관행이 이어져 또 다른 논란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 ‘세대교체’ 신호탄 쏜 삼성, 차분하고 조용하게 -이번 한 주 재계의 관심이 쏠린 뉴스 가운데 삼성전자의 2018년 정기 사장단 인사 소식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삼성뿐만 아니라 국내 대부분 대기업에서는 매년 연말, 연초 때마다 사장단→임원으로 이어지는 정기 인사를 단행하는 데요. 이들 가운데 유독 올해 삼성전자의 인사 결과에 재계의 눈과 귀가 쏠린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죠.-우선 ‘총수 부재’라는 이유가 떠오르는데, 이밖에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맞습니다.

무엇보다 ‘총수 구속’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해 있다는 점입니다.

2015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으로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새 리더’로서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웠죠. 그러나 2년여 만에 이 부회장이 구속 수감이 되면서 삼성은 제대로 된 인사를 단행하지 못하고 인사적체 상태에 빠졌습니다.

-여기에 사실상 ‘총수 대행’ 역할을 맡아 온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용퇴 선언까지 겹치면서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선장 없는 배’가 됐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죠. -정리하자면,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누가 공석이 된 선장 자리에 오르느냐’라고 정리해도 될 것 같은데요.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인사지만, 이 같은 특수성 때문인지 업계에서도 갖가지 시나리오가 나왔는데요. 지난 2일 발표된 인사 결과는 말 그대로 ‘안정 속의 변화’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는 2일 회장 승진 1명,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7명, 위촉업무 변경 4명 등 모두 14명 규모의 2018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는데, 권 부회장의 용퇴로 공석이된 부품(DS)부문장에는 시장의 예상대로 2인자인 김기남 사장이 메웠고, 이사회 의장은 이상훈 사장을 내정하는 등 ‘파격적이다’는 평가가 나올 만한 인사는 없었습니다.

-업계는 이번 삼성전자 임원인사를 어떻게 평가했나요? -사장 승진자 전원을 50대로 구성하면서 ‘세대교체’를 공식화하고, 과반을 최다 실적을 낸 반도체 부문에서 낙점하면서 ‘성과주의’라는 정통성을 지켰다는 점에서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삼성전자 내부 분위기는 어땠나요?-회사 밖에서 쏠린 관심이 무색할 만큼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상할 것도 없죠. 총수의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인 데다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후 단행된 인사였던 만큼 삼성전자 외 다른 계열사에서도 “(인사와 관련해) 전혀 아는 바 없습니다”라는 답변 외에는 별다른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죠. -한 계열사 관계자는 “예년만 하더라도 통상 사장단 인사까지 발표 나면 임원 인사 향방이 어느 정도는 윤곽이 드러났었지만, 올해는 정말 그 어떤 예측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차분한 분위기만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부회장의 재판이 치러지고 있는 서울고법에서의 분위기는 어떤가요?-서울고법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사장단 인사가 발표된 날은 공교롭게도 이 부회장의 항소심 4차 재판이 열린 날이기도 했죠. 오후 2시 재판이 시작되고 나서 한시간여 만에 인사가 발표되면서 현장에 있던 기자들과 회사 관계자들도 인사 내용을 정리하고 검토하기 바빴는데요. 법정에 나온 회사 관계자들도 “안팎의 관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인사였던 것 같다”는 간결한 자평은 내놨지만, 재판에 더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였습니다.

-다음 주면 임원 인사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번 인사를 계기로 달라질 삼성의 변화를 지켜봐야겠네요. ◆ ‘진행형’ 한신4지구 재건축 경쟁…GS건설, 금품 제공 증거품 경찰 제공 -GS건설이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 재건축 사업 수주 과정에서 롯데건설이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증거품을 경찰에 넘겼습니다.

경찰 수사는 어느 정도 진행됐나요?-네, 서울 서초경찰서 경제범죄수사팀은 지난달 27일 GS건설로부터 증거품을 넘겨받아 분석 중입니다.

증거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방침입니다.

수사 내용을 자세하게 공개하면 관계자들이 은폐할 수 있어 경찰도 말을 아꼈습니다.

-GS건설이 한신4자구 재건축 시공권을 따낸 것이지요? -GS건설은 지난달 15일 한신4지구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롯데건설을 제치고 시공권을 따냈습니다.

이날 GS건설은 자체적으로 운영한 사설 신고센터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현금 및 상품권, 명품가방 등 금품·향응 신고 25건을 포함해 상담 문의 250여 건이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경찰은 롯데건설을 압수수색하고 GS건설로부터 증거품을 넘겨받으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금품수수는 뇌물죄이기 때문에 제공자뿐만 아니라 받은 사람도 처벌 대상이잖아요. 조합원들이 금품·향응을 받았다는 신고를 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GS건설은 조합원들에게 신고를 받으면서 비밀보장을 약속했습니다.

또 GS건설이 신고 금액의 최대 10배를 포상금으로 내걸었던 것이 주요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신고 포상금과 관련해 뒷말이 무성하던데요. 깨끗한 수주 환경을 위해 ‘클린 수주’ 선언을 한 GS건설의 입장은 충분히 공감합니다만. -앞서 GS건설은 신고자의 신고 금액 10배가량, 총 70억 원의 포상금을 내걸었습니다.

구체적인 포상금액은 제공 받은 총액이 100만 원일 땐 3000만 원, 300만 원 이상일 땐 5000만 원, 500만 원 이상인 경우엔 10배를 기본으로 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GS건설 역시 포상금이라는 명목 하에 조합원들에게 돈을 지급하는 게 되지 않나요?-네. 일각에서는 GS건설이 포상금이라는 이름으로 조합원들에게 돈을 지급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지만, 수주가 끝난 뒤에 포상하고 있으며 또 신고를 목적으로 물품을 받아 이를 사용하지 않고 제보하는 경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롯데건설 쪽에서는 황당하겠네요.-GS건설의 이러한 자정 의도에도 업계 분위기는 냉랭합니다.

GS건설 역시 얼마 전 서울 서초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수주전에서 조합원들에게 호텔 식사와 선물을 제공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의혹을 받았던 GS건설이 경쟁 업체 뒷조사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상도의에 벗어난 행동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