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 일가족 살해범의 아내 정모(32·여)씨가 구속됐다.

정씨가 뉴질랜드 현지에 구속된 남편 김모씨(35)와 범행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만큼 경찰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는 5일 존속살인 및 살인 등 혐의로 정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 8월부터 남편 김씨와 시댁 식구들을 살해하기 위해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을 저지른 남편과 지난달 23일 뉴질랜드로 달아났다가 김씨가 현지에서 구금되자 지난 1일 인천공항을 통해 자진 귀국했다.

정씨는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도 "남편과 범행을 공모한 적 없다.범행 후에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수원지법은 정씨에 대해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뉴질랜드에 구금된 김씨는 지난달 21일 친어머니 A씨(55)와 이부 동생 B군(14), 그리고 계부 C씨(57)를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범행 후 어머니 A씨의 은행 계좌 2곳에서 1억1800만원을 빼냈다.

이후 인천공항에서 10만 뉴질랜드달러(한화 7730여 만원)로 환전해 도피자금으로 활용했다.

이 부부는 공항 면세점에서 일부 물품을 사기도 했다고 한다.

경찰은 정씨가 김씨의 범행에 관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씨가 사건 당일 정씨와 "둘 잡았다.하나 남았다"라고 대화를 한 것도 아내에게 은어로 범행 진행 상황을 알렸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귀국 당시 정씨가 가지고 있던 태블릿 PC에서도 '찌르는 방법', '경동맥 깊이', '망치', '범죄인 인도 조약' 등 범행 방법이나 해외 도피와 관련된 내용을 검색한 흔적이 나왔다.

하지만 정씨는 "태블릿 PC는 남편이 사용했던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변변한 직업이 없는 김씨가 거액을 들고 왔는데도 돈의 출처를 묻지 않고 뉴질랜드로 함께 도주한 것도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이에 대해 정씨는 "범죄수익금인 줄 몰랐다.남편이 할아버지 회사에서 매월 월급을 받고 있었는데 그동안 문제가 있어서 돈이 나오질 않았다가 한꺼번에 나왔다고 해서 그렇게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귀국 당시 가지고 있었던 3만4800여 뉴질랜드 달러(한화 2691만원)도 김씨가 어머니의 통장에서 빼낸 뒤 환전한 돈의 일부로 보고 있다"며 "정씨는 김씨와 범행을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범행 전후 함께 있었고 함께 도피까지 한 만큼 사전에 범행을 공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와 정씨의 이동 경로와 금전 거래내역 등을 조사하는 등 이들 부부의 범행 과정을 확인하고 있다.

용인=송동근 기자 sd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