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어린 남동생, 의붓 아버지 등 3명을 살해한 경기도 용인 일가족 3명 살해 용의자의 아내가 검찰로 송치되는 순간 쪽지를 펴 들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10일 존속살인 및 살인 등 혐의로 구속된 정모(32·여)씨는 검찰 송치를 위해 용인동부경찰서를 빠져 나오면서 취재진에게 자필로 쓴 쪽지를 들어 보였다.

쪽지를 통해 정씨는 '저 돈 때문이 아닙니다.

제 딸들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저희 딸들을 납치하고 해한다는데 어느 부모가 화가 안납니까'라며 딸을 위해 남편의 짓을 눈감을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했다.

이어 '죽이고 싶다(했)지, 죽이자 계획한 거 아닙니다'라며 공모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저는 남편한테 3년동안 속고 살았습니다.

모든게 거짓이었습니다.

저는 억울합니다.

제말 들어 주세(요)'라고 적었다.

정씨는 남편 김모(35)씨가 지난달 21일 어머니 A(55)씨, 이부(異父)동생 B(14)군, 계부 C(57)씨를 살해한 사건과 관련,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구속됐다.

정씨는 남편이 지난달 말 뉴질랜드에서 2015년 저지른 절도혐의로 구속되자 지난 1일 귀국했다.

귀국 직후 '남편의 범행을 몰랐다'고 발뺌했던 정씨는 "사전에 범행 사실을 알고 있었다"라고 자백했다.

경찰의 거듭된 추궁에 정씨는 남편이 "흉기로 할까, 목을 조를까"라고 묻자 "수건에 약을 묻혀서 코를 막는 방법도 있다"라고 의견을 냈다고 실토했다.

남편 김씨는 아내의 말에 "그런 건 영화에서나 나오는 거지"라며 정씨의 의견을 무시하고 흉기로 범행을 저질렀다는게 지금까지 경찰 조사 내용이다.

경찰은 이런 점 등을 볼 때 이날 정씨의 쪽지에 대해 "죄를 가볍게 하려는 의도로 보이는 등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남편 김씨는 지난달 21일 어머니, 이부동생, 계부를 차례로 살해한 뒤 어머니 계좌에서 1억2000여만원을 빼내 같은달 23일 뉴질랜드로 도피했다.

관계당국은 뉴질랜드 사법당국을 상대로 김씨 송환 절차 등을 밟을 예정이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