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부터 해외 시장 적극 공략 / 亞선수들 뽑아 ‘우리팀’ 인식 심어 / 중계권·후원·광고 수익 천문학적 / ‘류현진 효과’ 다저스, 국민구단 대접 / 다르빗슈 등 아시아 선수 가장 많아 / 2013년 3260억원서 3년새 58% 성장 / 박지성 뛰던 맨유, 동남아선 ‘브랜드’ / 공식홈피 언어 절반 이상 아시아 언어 / 매시즌 수십만 해외팬들 홈구장 몰려19세기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열강들의 문화가 문학을 매개로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20세기에는 미국문화가 할리우드 영화를 타고 전 세계에 보급됐다.

문학과 영화의 시대를 지나 21세기는 스포츠의 시대다.

멀티미디어의 발달로 바다 건너 해외 스포츠리그 경기를 TV나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미국 메이저리그의 LA 다저스는 이런 환경에 재빠르게 반응해 다른 구단들보다 한 발 앞서 글로벌 구단으로 발돋움했다.

두 구단은 매년 천문학적 수익을 올리며 동시에 자국의 문화까지 전 세계에 실어나르는 역할을 하는데 전문가들은 꾸준하고 다양한 글로벌 마케팅을 그 원동력으로 꼽고 있다.◆날로 성장하는 글로벌구단 맨유와 다저스두 구단의 인기는 한국에서도 엄청나다.

특히 맨유 경기는 매주 주말 축구팬들의 눈길을 끌어 모으는 EPL의 핵심 콘텐츠다.

2012년까지 박지성이 소속됐던 팀으로 한때 ‘제한맨’(제발 한국인이면 맨유 응원합시다)이라는 유행어까지 나올 정도로 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KBO리그 출신으로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의 소속팀 다저스 역시 사실상 한국의 ‘국민구단’ 대접을 받는다.

다저스의 경기는 류현진 등 한국선수가 등장하지 않더라도 일정 시청률을 보장하는 효자 상품이 됐다.

두 구단의 가치는 매출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9월 BBC에 따르면 맨유의 2017년(2016년 7월~2017년 6월 회계연도 기준) 수익은 5억8100만파운드(약 848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수익인 3억9500만파운드(약 5765억원)에 비해 3년 만에 47%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매년 늘어나는 중계권 수익과 각종 후원계약이 수익 창출을 견인했다.

중계권 수익으로만 1억9410만파운드를 벌어들였고 새로운 후원 계약도 12건 맺었다.

광고 수익과 경기장 입장 수입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급격한 성장세는 LA 다저스도 마찬가지다.

다저스의 2016년 수입은 4억6200만달러(약 5141억원)에 달했다.

다저스도 2010년대 들어 수익에서 급성장을 이뤘다.

2013년 2억9300만달러(약 3260억원)에서 3년 만에 수익이 58%나 성장했다.

다만 이런 수익 창출이 반드시 팀의 우승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맨유는 2012∼2013 시즌 정상에 오른 이후 아직 EPL이나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했다.

지난 2년간은 챔피언스리그 참가티켓이 주어지는 리그 4위 이내에도 들지 못했다.

지난 시즌 리그 5~8위권 팀들이 경쟁하는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챔피언스리그 특별 출전권을 간신히 얻었다.

다저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은 무려 198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올 시즌 젊은 선수들의 비약적 성장으로 29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휴스턴에 패하며 끝내 정상 복귀에 실패했다.

◆10년 이상 꾸준한 글로벌마케팅의 결실두 구단의 상업적 성공은 결국 마케팅의 힘이다.

특히 두 구단이 앞서 나가는 부분이 ‘글로벌마케팅’이다.

이들은 글로벌스포츠 시대가 도래하기 이전 이미 시대변화를 감지하고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특히 두 구단이 주목했던 시장이 전 세계 인구의 60% 가까이가 거주하고 있는 아시아다.

맨유는 이미 세계축구 시장의 초강자로 시장을 선점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등과 경쟁하기 위해 적극적인 아시아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1990년대 후반부터 박지성(한국), 가가와 신지(일본) 등 아시아선수를 적극 영입하며 아시아인들에게 맨유가 ‘우리 팀’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도 했다.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2004년 덩팡줘를 영입하기도 했다.

덩팡줘는 맨유에 4년 동안 소속돼 있는 동안 딱 1경기만 출전했지만 그의 영입은 맨유의 중국 진출에 기폭제가 됐다.

글로벌 팬과의 꾸준한 소통도 시도했다.

맨유 공식 홈페이지는 무려 7개 언어로 운영된다.

이중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아랍어 등 4개가 아시아 언어다.

다저스 역시 미국시장을 선점한 데다 성적까지 월등한 뉴욕 양키스에 대항하기 위해 적극적인 아시아 진출을 꾀했다.

박찬호(한국), 노모 히데오(일본), 구로다, 첸진펑(대만) 등 다수의 아시아 선수들이 거쳐갔다.

다저스는 현재도 류현진, 다르빗슈 유, 마에다 겐타 등 가장 많은 아시아계 선수들이 뛰고 있는 팀이다.

선수를 영입하기 힘든 동남아시아 등의 국가에서는 밑바닥 팬덤을 모으는 전략을 펼쳤다.

현지에 맨유나 LA 다저스의 경기를 즐길 수 있는 스포츠카페를 개설하는 등 현지 팬들이 자연스럽게 경기를 접할 수 있도록 적극적 소통전략을 사용했다.

10년 이상 벌인 이 같은 적극적 글로벌 진출 전략은 고스란히 국제적 팬덤이 돼 돌아왔다.

멀티미디어 발달로 EPL과 메이저리그 전 경기를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게 되면서 다수의 아시아인들이 맨유와 다저스의 팬으로 자연스럽게 흡수됐다.

현재 맨유의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에는 매 시즌 수십만 명의 해외관광객이 이들의 축구를 보기 위해 몰려들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아시아인이다.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뿐 아니라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에서의 인기도 상상을 초월해 맨유의 경기는 국내 축구 이상의 시청률을 보장한다.

맨유 로고는 단순한 구단의 상징이 아닌 하나의 브랜드로까지 자리 잡았다.

이는 다저스 역시 마찬가지다.

다저스는 2016시즌 평균 관중 4만5719명으로 리그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평균 4만2524명)에 비해 3000명 이상 많은 수치다.

다저스타디움을 찾은 다양한 인종의 관광객들이 이 기록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말할 것도 없다.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는 "스포츠를 매개로 한 제품의 가장 큰 특성 중 하나가 주관성이다.나하고 연관이 돼 있어야 하고 내가 소통을 하고 있다 느끼는 팀을 자연스럽게 응원하게 된다"면서 "맨유와 다저스는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벌 미디어 발달이 미진했던 1990년대부터 적극적으로 선수영입과 함께 해당 국가에 진출해 팬들과 소통을 해왔다.이런 선견지명이 지금의 글로벌 구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