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14일 오전 호텔에서 기습적으로 이사회를 열어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의 공사 일시중단(3개월)을 결정했다.

지난 13일 경주 본사에서 열려던 이사회가 한수원 노조의 반발로 무산되자 한수원은 경주 스위트호텔로 장소를 옮겨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공론화위원회 발족 시점부터 3개월 간 중단키로 했다.

3개월 내에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수원은 다시 이사회를 열어 추후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날 이사회에는 이관섭 한수원 사장 등 이사 13명(상임이사 6명+비상임이사 7명) 전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재적이사 과반수인 7명 이상이 찬성하면 안건은 의결된다.

이날 의결로 공사 관련 업체 종사자 1만2800명의 일자리도 흔들리게 됐다.

신고리 5, 6호기 공사 관련 협력업체 수는 1700여곳이며 현장 인원은 1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론화 기간인 3개월간 피해 규모는 인건비 120억원 등 1000억원이 될 것이란게 한국수력원자력측 추산이다.

이사회를 배임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한수원 노조 관계자는 "국가의 중요 정책결정을 이렇게 졸속으로 '도둑 이사회'로 결정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격분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일시중단하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시민 배심원단이 완전 중단 여부를 판단하도록 결정했다.

그러자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수원에 일시 중단에 관한 이행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국무조정실은 최근 공론화위원회를 9명으로 구성하기로 하고 위원 선정절차에 착수했다.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중단으로 신규 원전 건설은 사실상 '올스톱'됐다.

현재 한수원은 완공을 앞둔 신고리 4호기(공정률 99.6%)와 신한울 1·2호기(공정률 94.1%)를 제외하고 6기의 신규 원전을 추진하고 있다.

신고리 5·6호기에 앞서 건설 준비 단계인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등도 설계 용역과 환경영향평가 용역 등이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