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가정보원 정치 공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1일 신승균 전 국익전략실장과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을 구속했다.

강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이들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 "도망과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 전 실장은 소속 직원들이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에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당시 여권 승리를 위한 대책 수립 등을 기획하도록 하는 등 직권을 남용하고, 관련 여론조사 비용을 국정원 예산으로 사용해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전 단장은 이미 구속기소된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의 전임자로서 사이버 정치글 게시 활동과 보수단체를 동원한 관제 데모, 시국 광고 등 오프라인 활동을 전개해 정치에 관여하고, 관련 비용으로 국정원 예산 10억원 상당을 지급해 국고손실을 가한 혐의다.

다만 법원은 지난 20일 추명호 전 국익정보국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을 결정했다.

강 판사는 이날 "전체 범죄 사실에서 피의자가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 피의자의 주거와 가족관계 등을 종합하면 구속해야 할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추 전 국장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당시 각각 국익전략실 팀장, 국익정보국장으로 재직하면서 정부 비판 성향 문화·예술계 관계자에 관한 방송 하차와 세무조사 요구 또는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추 전 국장은 국정원의 의사 결정에 깊숙이 관여한 최고위 간부로서 문성근씨 합성사진 유포 등 비난 공작, 야권 정치인 비판,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의 방송 하차 또는 세무조사 요구 등을 기획하고, 박근혜 정부 문화·체육계 블랙리스트 실행에도 관여하는 등 범행이 매우 중하다고 판단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면서 "그런데도 피의자의 지위와 역할, 기본적 증거가 수집됐고 수사기관에 출석해온 점 등에 비춰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법원의 판단은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추 전 국장이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 등 공무원·민간인을 사찰하고,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 비선 보고했다는 등의 국정원 추가 수사의뢰에 대해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한 후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추 전 국장을 지난 16일 오전부터 피의자로 조사하던 중 17일 오전 2시10분쯤 긴급체포했다.

이후 18일 추 전 국장과 신 전 실장, 유 전 단장에 대해 국가정보원법 위반(정치관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