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가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자진탈당'을 권유하기로 의결했다.

사실상 박 전 대통령의 '제명'을 확정한 것이다.

이는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추진을 가속화하고 친홍(親홍준표) 체제를 굳히는 등 당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당 윤리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1시간 30분가량 전체회의를 갖고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친박계 핵심 서청원·채경환 의원에게까지 자진탈당을 권유하기로 확정했다.

정주택 윤리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 탈당 권유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윤리위의 결정은 자진탈당 권유지만 이는 사실상 제명이나 마찬가지다.

당헌 당규상 탈당 권유 징계를 받은 일반 당원은 스스로 탈당하지 않으면 10일 후 자동 제명되기 때문이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특수성을 고려해 최고위에서 최종 결정을 하기로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자진탈당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되며 최고위는 30일께 회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제명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함께 '자진탈당' 권유를 받은 서·최 의원의 제명은 불확실하다.

현역 의원의 제명은 일반 당원과 달리 의원총회를 열고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친박 의원들을 비롯해 3분의 2 이상이 반대표를 던져 두 의원이 제명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朴 출당은 보수통합 '명분쌓기'…조만간 통합 가능성 서·최 의원의 제명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박 전 대통령 출당만으로 한국당은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는 보수통합이다.

한국당 윤리위의 이번 결정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명분쌓기'의 이유가 컸다.

앞서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일부 의원들은 이미 통합에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바른정당 의원들은 복당의 '명분'이 생기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명분이 바로 박 전 대통령 출당이다.

바른정당 의원들이 한국당을 떠난 이유가 박 전 대통령이었고 그동안 그들이 통합의 제1 명분으로 삼은 것이 '친박(親 박근혜) 청산'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정 위원장은 세 사람에 대한 징계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정치적 측면이 많이 있다.특히 보수진영을 좀 더 보강하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보수통합이 최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줄곧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박 전 대통령 출당을 언급해온 바 있다.

최근 일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당 대 당 통합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적어도 5명 이상의 바른정당 의원이 조만간 한국당으로 복당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추후 상황에 따라 당 대 당 통합도 아예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친박계 가고 이제는 친홍 체제 뜬다?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이번 자진탈당 권유가 친박계의 입지를 좁히고 친홍 체제 구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7월 취임한 홍 대표는 100일이 넘었지만 아직 당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홍 대표에게 있어선 특히 친박계 의원들이 큰 장애물이었다.

그러나 이번 박 전 대통령 출당 조치만으로도 친박계의 힘이 상당히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최 의원이 제명된다면 더 확실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친박계에 대한 '경고'가 확실히 된 셈이다.

한국당의 노선 자체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극우'를 상징했던 박 전 대통령 출당으로 한국당에 중도 지지층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중도 보수를 지향했던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렇게 되면 친박계는 설 자리를 더 잃게 되고 친홍 체제가 완전히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침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윤리위 결정 발표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이제 우리는 박근혜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다시 새롭게 시작하자. 구체제와 단절하고 신보수주의로 무장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