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체제를 계속 유지키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가 김이수 후보자 인준안을 부결한 뒤 후임을 찾을 했지만 마땅치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헌법최고기관 수장의 공백사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현행 '권한대행' 체제를 계속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후보자를 새로 지명하지 않고 권한대행 체제를 택한 배경 중 하나로 '헌법재판관 전원이 김 권한대행 체제를 지지'한 점을 들었다.

청와대는 김 권한대행 체제 기간을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김이수 권한대행의 재판관 임기만료 시점인 내년 9월 19일까지 이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관측했다.

청와대측은 해묵은 논쟁거리인 '헌재소장 임기'문제를 국회가 해결해 줄것을 원했다.

현 헌법재판소법에는 헌법재판관의 임기(6년)만 규정돼 있을 뿐 헌법재판소장 임기와 관련한 규정은 없다.

이에 현직 헌법재판관이 헌법재판소장으로 임명될 경우 신임 헌재소장으로서 새로 6년의 임기가 시작된다는 해석, 기존 헌법재판관으로서의 잔여 임기 동안만 헌재소장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해석 모두 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19일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를 발표하면서 임기와 관련해 "일단 저는 헌법재판관의 잔여임기 동안 헌재소장을 하시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논란이 있는 사안이다.국회가 이 부분을 깔끔히 정리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한 바 있다.

헌재소장 임기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직전 헌재소장인 박한철 소장은 임기 논란 속에 헌법재판관으로서의 잔여임기 동안만 헌재소장직을 수행했다.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6년 8월 16일 자신을 헌재소장으로 지명하자 6년 임기를 보장받기 위해 헌법재판관직을 사임하고 국회 인사청문회에 임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에서 '헌법재판소의 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재판관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헌법 제111조 4항을 근거로 헌법재판관직을 사임한 전 후보자의 자격문제를 놓고 여야간 설전이 벌어졌다.

그러자 전효숙 후보자는 청와대에 지명철회를 요청하고 스스로 후보직에서 내려왔다.

현재 국회엔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2건의 헌재소장 임기와 관련한 법안이 계류돼 있다.

한 건은 지난해 9월 23일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 등 10명이 제출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재직 중인 헌법재판관이 헌법재판소장으로 임명될 경우 신임 헌법재판소장의 임기를 6년으로 한다는 내용이다.

다른 한 건은 지난 2월 24일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 등 11명이 제출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헌재소장의 임기를 6년으로 규정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