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변호인단이 1심 판결을 두고 수긍하기 어렵다며 공방을 벌였다.

12일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 심리로 열린 2심 1차 공판에서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게 선고된 형량이 가볍다고 주장했다.

우선 1심이 포괄 현안으로 경영권 승계를 묵시적 청탁으로 인정하면서도 삼성의 개별 현안을 명시적 청탁으로 인정하지 않은 부분을 지적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삼성 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등 개별 현안에 대해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 ‘말씀 자료’나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수첩에 관련 내용이 기재돼 있어 입증됐다는 취지다.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204억원을 뇌물이 아니라고 본 1심 판단에 대해서도 특검 측은 다른 기업들의 출연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2014년 9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첫 번째 독대 당시 경영권 승계를 지원하는 대가로 최순실씨 딸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 약속이 이뤄졌다"며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승마와 영재센터 지원과 마찬가지로 경영권 승계를 지원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인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 측은 포괄적 현안에 대해 증거로 확인될 수 있는 팩트가 아니라 가공의 개념이며, 묵시적 청탁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의 적극적 지원요구에 수동적으로 지원 행위를 했을 뿐이고, 대통령이 청탁을 받고 권한을 행사했다거나 삼성그룹이 부당한 성과를 얻었다는 점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외 재산 도피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최순실씨에게 승마 지원금을 나중에 사용하기 위해 해외로 옮겨 은닉한 것이 아니므로 이 개념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은 이날 재판에서도 화두에 올랐다.

이 부회장 측은 "안 전 수석의 수첩은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의 독대 내용을 안 전 수석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문진술에 해당한다"며 "박 전 대통령이 서명 날인하거나 법정에 나와 진정성립을 인정하지 않아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은 이 수첩이 증거물인 서면에 해당해 전문법칙의 적용을 오해한 것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특검은 "수첩에 기재된 내용과 안 전 수석 및 관련자들의 진술,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해 1심은 사실관계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1심 선고 뒤 48일 만에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이 부회장은 수의를 입지 않고 검은색 정장 차림이었다.

긴장한 듯 약간 굳은 표정이었으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꼿꼿한 자세로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