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돼 저렴한 가격의 스마트폰이 나올 것이란 고객의 기대와 달리 20여 일이 지난 지금도 눈에 띄는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부 제품에 대한 지원금이 오르긴 했지만, 상한제 폐지 효과를 체감하기엔 부족한 수준이다.

이동통신사의 재원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비춰보면, 당분간 큰 폭의 공시지원금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21일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됐지만, 이동통신사가 기존 상한선인 33만 원을 뛰어넘는 지원금을 책정한 사례는 단 한 건뿐이다.

KT는 지난 1일 상한제 일몰과 함께 삼성전자 '갤럭시J7' 제품의 최대 공시지원금을 기존 30만 원에서 34만5000원으로 올렸다.

이밖에 '갤럭시와이드2'와 TCL알카텔 '쏠프라임', LG전자 'X500' 등의 지원금이 올랐지만, 규모가 33만 원을 넘지 않는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공시지원금은 변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지원금이 오른 제품은 출고가가 50만 원을 넘지 않는 중저가폰 위주다.

이에 지원금 상한제 폐지에 따라 신형 스마트폰을 다소 저렴하게 살 수 있을 것이란 고객의 기대감은 점점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선택약정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올리면 선택약정 가입자가 늘어나는 것에 부담을 느낀 이동통신사가 공시지원금을 올릴 것이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예상도 빗나갔다.

왜일까. 현재까지는 선택약정 할인율이 25%로 올랐기 때문에 지원금 상한제 폐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더더욱 그렇다.

이동통신사들이 선택약정 할인율 25%에 상승하는 수준의 공시지원금을 제공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단말 기준으로 선택약정보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려면 40만~50만 원대 공시지원금을 책정해야 한다.할인율이 오르면서 중가폰에 대해서도 비슷해졌다.이동통신사 입장에서 지원금을 대폭 인상하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전부터 지원금 상한제 폐지에 따른 지원금 대폭 인상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33만 원까지만 지원할 수 있을 때도 지원금 규모가 30만 원을 넘지 않은 모델이 많았던 데다 출시한 지 18개월이 지나 33만 원 이상 공시지원금 책정이 가능해진 모델에도 큰 폭의 지원금 인상은 없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시장 상황을 비춰볼 때 상한제가 폐지되더라도 지원금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예상은 충분히 가능했다"며 "고객들도 지금은 공시지원금보다 선택약정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동통신사는 당장 지원금을 올릴 여력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윤을 내야 하는 이동통신사 입장에서 제한적인 마케팅비를 공시지원금에 대거 투입할 수만은 없다는 목소리다.

특히 선택약정 할인율 25% 인상으로 경영 부담이 커진 실정이다.

지원금은 이동통신사와 제조사가 같이 부담하는 것과 달리 선택약정 할인은 이동통신사가 혼자 부담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들이 출혈을 감수하면서 지원금 경쟁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고객들이 지원금 상한제 폐지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물론, 이동통신사가 재고 소진 등 전략적인 측면에서 일부 중저가·구형 제품에 높은 공시지원금을 책정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또 이동통신사가 아닌 스마트폰 제조사가 직접 나설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실제로 애플 '아이폰8'이 출시되면 경쟁 우위를 갖기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가 지원금을 높이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 제조사의 신제품이 나오면 경쟁사가 지원금을 높일 수도 있다.하지만 이것도 '그럴 수 있다'는 가정이다.차라리 유통점 리베이트 정책에 변화를 줘 마케팅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며 "공시지원금이 여러 복합적인 부분을 고려해 책정되는 것이라 예단할 수 없지만, 당분간은 공시지원금이 눈에 띄게 오르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