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18일 유남석 광주고법원장을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하며 "(유 후보자 임명으로 9인 재판관 체제가 완성되면) 9인 모두 신임 헌법재판소장 후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가 지난 9월11일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킨 김이수 재판관도 다시 헌재소장 후보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인데 자유한국당 등 야당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공석인 헌법재판관 한 자리만 후보자를 지명하고 헌재소장 후보자는 발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임명되는 과정을 거친 뒤 (헌재소장이) 임명되는 것"이라며 "유 후보자가 임명돼 재판관이라는 지위를 명확히 얻으면 재판관 9명 모두가 (헌재소장) 후보"라고 말했다.

이날 지명된 유 후보자가 재판관 임명 직후 헌재소장에 다시 임명될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기자들의 관심은 "재판관 9명 모두가 후보"라는 발언에 더 쏠렸다.

그렇다면 지난달 국회의 인준안 부결로 헌재소장 임명이 좌절된 김이수 현 헌재소장 권한대행도 여전히 소장 후보군에 들어 있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헌법상 그렇다는 원론적 발언일 뿐"이란 입장이나 야권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국회가 헌재소장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킨 김이수 재판관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다시 소장 후보자로 거론되는 현실 자체가 청와대의 국회 무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게 이유다.

자유한국당은 "청와대는 헌재소장이 아닌 재판관을 지명하면서 ‘9인 체제를 완성했다’고 국민을 기만·호도하고 있다"며 "헌재소장을 지명하지 않음으로써 국회의 동의 절차를 피하려는 꼼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헌재소장을 새롭게 지명하고 국회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도 "헌재소장 장기 공석에 대한 헌재와 국회의 우려를 외면한 대통령의 아집"이라며 "헌재소장 국회 인준안이 부결됐으면 국회 결정을 존중하고 새로운 후보를 지명하는 것이 올바른 법 정신"이라고 지적했다.

바른정당은 "헌재소장 공백 사태 속에서 청와대가 더 늦기 전에 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유 후보자의 ‘코드’를 문제삼았다.

문재인정부 들어 우리법연구회와 그 후신으로 평가되는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 판사들이 요직에 줄줄이 기용되는 가운데 유 후보자로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은 "사법부 요직에 우리법연구회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임명돼 편중인사 우려가 제기된다"고 우려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