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은 없어도 계약서를 새로 써야 하는 2인이 있다.

양현종(29·KIA)과 정성훈(37·LG)이다.

2016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선수 18명 중 계약을 체결한 선수는 14명이다.

그중 2명은 1년짜리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둘은 이번 비시즌에 협상 테이블에 먼저 앉아야 하고, 첫 대면 상대는 현 소속 구단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 걸까.FA는 말 그대로 선수가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게 만든 제도다.

어떤 구단과도 계약할 수 있고, 그 기간도 자유자재다.

하지만 지난 KBO 야구규약 제17장 164조 'FA 자격의 재취득' 조항에 따르면 FA 권리를 다시 행사하려면 적어도 4년의 세월이 필요하다.

이 기간에는 구단이 보류권을 갖고 있고, 선수는 다년 계약이 불가능하다.

즉, 소속팀이 이동을 허락하지 않는다면 둘은 남은 3년 동안 현재 팀과 단년 계약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

지난해 양현종의 계약건은 해외 진출 가능성을 열어둔 선수와 대권 도전을 바라보는 구단이 찾은 합의점이었다.

당시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의 입단 제의를 거절하고 잔류를 선언한 양현종은 확실한 대우를 받길 원했고, 이미 최형우, 나지완에 외인 3인방에까지 통 큰 지출을 했던 구단 입장에서는 대형 계약에 대한 부담이 컸다.

결국 양현종은 지난해 12월20일 KIA와 1년 총액 22억5000만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양현종의 경우, 계약 당시부터 KIA와 계약 기간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

2017시즌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해외 진출을 타진한다면 보류 선수 명단으로 묶지 않고 사실상 FA 선수와 마찬가지의 신분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비시즌에 접어든 현시점에도 KIA의 방침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통합우승 확정 후 양현종이 "해외보다는 KIA에 더 신경 쓰고 있다.우승했으니 구단에서 더 생각해주실 것 같다"라는 의견을 밝힌 만큼, 아직 2018시즌 향방은 오리무중이다.‘베테랑’ 정성훈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2016년 안에 성사될 것으로 예상하던 계약이 해를 넘겼던 데는 계약 기간을 둔 시각차 탓이 컸다.

녹슬지 않은 제 실력에 대한 믿음이 있던 선수는 다년 계약으로 안정성을 보장받길 원했고, 리빌딩을 진행 중인 구단은 30대 후반의 나이를 불안 요소로 바라봤다.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은 결국 정성훈이 단기 계약을 받아들이고 LG가 금액을 올리면서 ‘1년 총액 7억 원’으로 접점을 찾았다.

만약 LG가 정성훈에 대한 보류권을 풀어준다면 원칙적으로는 타 구단으로 계약금을 받고 이적하는 게 가능하다.

그러나 역대 KBO리그를 통틀어 봐도 비슷한 전례는 없었다.

올 시즌 타선 부진으로 허덕였던 LG의 사정을 고려해보면, 115경기 타율 0.312 6홈런 30타점 32득점으로 팀 내 타격 성적 상위권을 차지한 노련한 타자를 쉽게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번 비시즌 차려지는 협상 테이블에서는 작년과는 다른 화두가 올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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