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한반도 주변 4개국(미·중·일·러) 가운데 통일을 바라는 나라는 없지만 통일이 불가피하다고 생각된다면 우리를 가장 도와주고 우리와 협조할 나라는 미국이고 이런 상황을 피하려고 할 가능성이 가장 큰 나라는 중국"이라고 밝혔다.

윤 전 장관은 23일 서울 숭실대 창학 12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해 "우리의 주변국가들은 통일보다 분단된 상태로의 현상유지가 가능한 오래 지속되기를 바란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윤 전 장관은 "미·중·일·러 한반도 주변 4개국은 공식적으로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지지하지만 내심으로는 오늘처럼 변화없이 지속되길 바란다는게 제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등이 제안한 미·중 빅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국가이익이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가 치밀하게 관망하면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한국이 취해야하는 입장은 동맹인 미국과의 관계를 좀 더 긴밀히 가져가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의 핵심 지도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모니터하면서 우리의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전 장관은 "미국이 북한과 협상하든, 중국과 협상하든 그 결과가 한국의 국익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나가야한다"며 "이러한 (미·중) 타협에 대비해 우리가 우리 나름의 로드맵을 갖고 미·중·일·러를 설득해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현재는 북·미 간 ‘설전’이 ‘실전’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결국엔 북·미 간 핵동결을 입구로 하는 협상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봤다.

그는 "현재 미국 정부의 공식입장은 북한의 일시적인 완전검증가능한 CVID 방식의 비핵화지만 어느 적정 시점에서는 이 정책목표가 현실적 방향으로 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CVID방식의 비핵화가 가능하기만하다면 가장 바람직하지만 미국 내 조야에서 사실상 이는 어렵기 때문에 북한이 기존에 보유한 핵무기는 잠정적으로 보유하게 놔두고 더 이상의 핵·미사일 실험을 못하도록하는 동결을 목표로한 협상을 해야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윤 전 장관은 "이러한 주장은 주로 비확산 문제를 다뤘던 미국의 전직 국무부 관료·외교관들을 중심으로 나오는데 미국 정부의 기본적 입장은 일시에 이뤄지는 완전한 비핵화지만 어느 적정 시점에서는 비핵화 목표가 현실적으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이 세미나에서 축사를 통해 "정부는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평화적으로 관리하면서 동시에 한반도 문제의 포괄적이고 근원적인 해결을 위해 창의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우리는 지금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확고한 의지와 그럴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면서 "모든 수단을 다해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이끌고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북핵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