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에 수사의뢰 권고 / 국정원 수사개입 의혹 일자 비보도 명목 200만원 집행 / 보수단체 집중 육성 시키려 공기업과 1대1 매칭 주선도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음해(陰害) 공작 정황이 드러났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언론을 통해 망신을 주려고 하고 수사에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폭로 보도 역시 국정원의 조직적 개입 정황이 여실하다는 게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판단이다.

국정원 개혁위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2009년 4월 20일 ‘언론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이중적 행태를 지속 부각, 동정여론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보고를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승인했다"고 밝혔다.

바로 다음날 원 전 원장 측근인 국정원 간부는 당시 수사책임자인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을 만나 ‘국정에 부담이니 불구속수사’라는 원 전 원장 의견을 전달하며 "고가시계 수수 건 등은 중요한 사안이 아니므로 언론에 흘려서 적당히 망신주는 선에서 활용하라"고 말한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이 전 중수부장은 지난 7월 개혁위 조사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밝히면 다칠 사람들이 많다"며 진술을 거부했다고 개혁위는 밝혔다.

또 당시 국정원은 노 전 대통령 이중행태 부각을 방송사 고위층에 집중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KBS 담당 정보관은 당시 보도국장을 상대로 2009년 5월 7일자 한 일간지의 ‘국정원 수사개입 의혹’ 기사에 대한 비보도 협조명목으로 현금 200만원을 집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개혁위는 "당시 KBS 보도국장이 국정원 정보관으로부터 현금을 수수하고 비보도 행위를 한 것은 뇌물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노 전 대통령 수사 관여 사건과 함께 검찰에 수사 의뢰를 국정원에 권고했다.

당시 보도국장은 고대영 현 사장인데, KBS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다.

개혁위는 또 적폐청산 TF로부터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사건’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해당 사건이 국정원 직원 송모씨 단독행위가 아닐 개연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개혁위는 또 국정원이 2009년 청와대 정무수석실 시민사회비서관의 요청에 따라 ‘좌파의 국정 방해와 종북 책동에 맞서 싸울 대항마로서 보수단체 역할 강화’를 위한 보수단체 육성방안을 마련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국정원은 보수단체와 이를 지원할 공기업을 연결해 주는 ‘매칭사업’을 시작했으며, 2010년에는 매칭 대상을 사기업으로 확대하고 2011년에는 인터넷 매체를 지원대상에 추가하는 등 지속해서 사업을 확대했다고 개혁위는 밝혔다.

다만 국정원 개혁위는 ‘스마트폰 해킹을 통한 도·감청’ 논란을 일으킨 국정원의 이탈리아 해킹 프로그램 RCS 도입 경위 및 사용 실적에 대해선 조사 결과 자체 테스트 및 테러·국제범죄 등과 연계된 수사에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의문이 제기된 RCS 운용 실무자 사망 경위에 대해서도 "억울함과 조직에 누를 끼쳤다는 책임감을 느끼던 중 심리적 중압감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