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 법원서 강연 / “재단 설립해 어린 선수들 돕고파”‘국민타자’ 이승엽(41·사진)이 20일 수원지법이 마련한 초청 강연회에 강사로 나서 우여곡절 많았던 자신의 선수 생활을 풀어놨다.

말끔한 정장 차림의 이승엽은 이날 야구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초등학교 때부터 프로 시절까지 야구선수로서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 섰던 경험을 담담히 털어놨다.

그는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항상 부모와 아내, 구단과 의견 충돌을 빚었는데 대부분 내가 원하는 대로 했다"며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따랐다가 실패했을 경우 이들을 원망하기 싫었고 후회를 남기기 싫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 입단 첫해인 1995년부터 2004년 일본에 진출하기까지 자신의 활동상과 관련해 이승엽은 "프로 첫해부터 좋은 성적을 거둔 데다 3년 차인 1997년에는 최연소 홈런왕을 차지해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때 우즈가 나타났다"며 "그해 결국 우즈에게 홈런왕을 내줬지만 절치부심해서 다음해에 당시 한국 신기록인 54홈런을 쳤다"고 말했다.

또"성적이 잘 나와서 내가 최고라는 안일한 생각이 들 땐 항상 뒤로 넘어지곤 했다"고 회상했다.

일본 생활과 관련해 이승엽은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 구단에서 뛰던 당시 슬럼프를 겪을 땐 코치가 ‘오늘도 안타를 치지 못하면 2군행’이라는 통보를 하기도 했다"며 "그 말을 들으니 몸이 더욱 경직돼서 결국 그날 안타를 못 쳤는데 경기가 끝나고 코치가 ‘그래도 표정이 달라졌으니 앞으로 잘해 달라’고 해 안도의 한숨을 내 쉰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야구재단을 운영하고 싶다는 뜻을 조심스레 밝혔다.

그는 "재능이 있는데 형편이 어려워 야구를 못하는 어린 친구들을 돕고 싶다"며 "마지막 FA 계약 때 받은 계약금 일부와 은퇴경기 때 구단이 준 보너스 등 4억원으로 야구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강연은 법원 구성원과 시민이 소통하고 함께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고자 수원지법이 각계 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소통 아카데미"의 올해 마지막 순서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