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양국 외교회담 안팎 / 中 “사드 단계적 처리 공통인식” / 일각 “中, 차단벽 설치 등 요구” / 외교부선 “사실 아니다” 부인 / 북핵 평화적 해결엔 한목소리 / “中, 사드·관계회복 투트랙 전략”문재인 대통령이 다음달 중순 중국을 ‘국빈’자격으로 방문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갈등으로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한·중수교 25주년의 마지막 달에 문 대통령의 방중이 성사된 것이다.

23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다섯 시간에 걸친 회담과 만찬을 갖고 문 대통령의 국빈 방문 추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

외교부는 문 대통령의 이번 방중이 양국 관계 개선 흐름을 강화·발전시켜 나가는 데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문 대통령 방중에 앞서 중국 내 우리 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조기에 해소되고 인적 교류도 예전처럼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소위 ‘3불(不)원칙’으로 불리는 10·31합의 내용(사드 추가 배치를 하지 않고,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편입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을 언급하며 "한국이 사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길 희망했다"고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전했다.

중국 외교부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회담 내용에는 "한·중 양측이 얼마 전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에 있어 일부 공통된 인식을 달성했다"는 왕 부장의 언급이 포함돼 있다.

‘단계적 처리’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중국 측이 사드 레이더의 운용시간 제한이나 사드 기지 현장조사, 사드 레이더 중국 방향 차단벽 설치 등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는 "중국 측이 10·31 발표가 박근혜정부 때 ‘3NO(사드 배치 요청·협의·결정 없음)’의 반복이 될까봐 믿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계속 사드(이슈)를 잡고 가면서 실질적으로는 관계 회복을 하는 투트랙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핵 해법에 대해서는 양측이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의지를 거듭 밝혔다.

강 장관은 압박과 제재는 목적이 아니고 각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에 함께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최근 미국이 북한을 9년 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추가 대북 제재를 발표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는 점을 의식한 대목으로 보인다.

앞서 강 장관은 이날 베이징 포시즌 호텔에서 가진 특파원단과 간담회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모든 외교수단을 통해 북한의 도발 중단을 지속시키는 등 안정적인 한반도 상황 관리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