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션’에서 탐사대원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 분)은 화성에 홀로 남게 된다.

통신도 끊긴 상태에서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와트니의 생존 사실을 알게 된다.

인공위성의 영상을 통해서였다.

나사는 화성의 위성사진들을 비교하던 중 장비 위치가 바뀐 것을 보고 그의 생존을 확인하게 된다.

이런 보고를 받은 나사 책임자는 이렇게 묻는다.

"얼마나 확실한가?"영상을 분석한 연구원은 이렇게 답합니다.

"100%요!" 영화에서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이렇게 ‘100%’ 확신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먼저 인공위성에 탑재된 카메라의 성능 때문이다.

현재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 중에는 해상도 15㎝급 이하의 정찰위성도 있다.

영화적 상상력이 가미되었다고 하더라도 화성 표면의 장비 위치 변화를 파악하는 일이 아주 허황된 이야기는 아니다.

두번째로는 고해상도·고정밀의 영상 처리 기술을 들 수 있다.

사진을 찍은 뒤 보정하는 일을 이른바 ‘뽀샵’(포토샵 수정)이라고 한다.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누구나 쉽게 사진을 찍고 수정하는 시대가 되었다.

‘뽀샵의 일상화’라고 할 수 있다.

위성사진도 다른 의미에서 뽀샵을 한다.

더 선명한 영상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고해상도의 위성 카메라와 보정 기술이 죽은 줄 알았던 와트니의 생존 사실을 알게 해 준 결정적인 비결인 셈이다.

◆‘영점 조정’ 제대로 해야 정확한 영상 확보 기대인공위성은 궤도에 안착하면 영상을 찍어 지구로 전송한다.

물론 카메라의 성능이 무엇보다 영상의 질을 좌우한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지질 탐사나 기상 예측, 지도 제작, 전쟁 탐지 등 산업적·과학적·군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영상을 얻기 위해서는 더욱 정교하고 세밀한 보정이 필요하다.

정확한 인공위성 영상을 획득하기 위한 작업엔 ‘뽀샵’보다 ‘영점 조정’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군대에서 총을 맨 처음 받으면 영점 조정을 하게 된다.

소총의 조준 장치나 가늠자를 조정해 조준점과 탄착점이 일치되도록 조정하는 작업을 이른다.

영점 조정이 안 된 총으로 사격하면 조준을 정확하게 했는데도 총알이 자꾸 표적에서 빗나간다.

그래서 가늠자와 가늠쇠를 정렬한 뒤 영점 사격을 한다.

위성사진도 마찬가지다.

영점 조정을 하듯 위성과 카메라에서 발생하는 오차와 영상의 왜곡 현상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 정확하게 원하는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을 검·보정(Calibration & Correction)이라고 한다.

총의 영점 조정과 영점 사격은 길어야 반나절이 소요되지만, 인공위성 카메라의 영점 조정이라고 할 수 있는 검·보정은 길게는 수개월이 걸린다.

◆길게는 수개월 걸리는 위성영상 검·보정 작업 하늘에서 지표면을 촬영할 때 평면을 수직으로 내려보면서 찍어야 가장 정확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위성영상 사용자에게 이런 사진을 제공하는 것이 인공위성 운용자들의 최종 목표다.

이런 사진을 전문 용어로 ‘정사 영상’(Ortho Image)이라고 한다.

모든 인공위성 카메라는 위에서 아래를 찍는다.

그런데 위성의 자세가 항상 일정한 게 아니다.

자세를 돌려서 찍기도 한다.

또 위성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지표면 위를 지나게 된다.

1초에 7㎞ 이상을 날아가니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위에서 찍기도 하지만 약간 옆에서 촬영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1m의 픽셀(이미지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이 1.2m가 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오차와 왜곡이 발생한다.

이를 바로잡아주는 과정이 바로 검·보정이다.

지구의 곡면, 탑재체 센서의 운동과 특성, 기기 제어의 한계 등 다양한 이유로 위성 영상은 공간적 왜곡이 발생한다.

이를 기하 오차라고 한다.

이게 발생한 위성영상은 지표의 공간 분포와 일치하지 않고 비틀린 상태다.

인공위성이 촬영하는 지구 표면은 2차원의 평면이 아니라 3차원 타원체의 곡면이다.

드론(무인비행기)을 이용해 항공사진을 촬영하면 보통 지표면과 멀지 않은 거리에서 찍기 때문에 왜곡 현상은 크지 않다.

그러나 지상에서 600∼800㎞ 떨어진 위성의 영상은 지구 곡률에 의해 1㎞당 수직 방향으로 약 1.2m, 수평 방향으로 약 0.04m 정도의 오차를 각각 보인다.

그 때문에 3차원 이미지를 우리가 쓰는 2차원 이미지로 바꾸는 보정작업이 필수다.

◆ 우주에서 촬영은 수많은 오차·왜곡과의 싸움 지구의 자전도 위성에 영향을 미친다.

위성은 지구 주위를 빠르게 돌며 지표면을 촬영한다.

지구도 자전을 하므로 인공위성이 촬영한 지역은 직사각형 형태를 이루지 못하고 실제로는 동서 방향으로 찌그러진 사각형 형태가 된다.

프랑스의 원격탐사 위성 ‘스폿’(SPOT)은 동서 방향의 찌그러짐 현상이 3.2㎞ 정도 걸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촬영 범위가 커질수록 그 값 역시 비례해서 커진다.

인공위성은 일반적으로 일정한 폭의 라인 단위로 스캔을 하듯 지표를 촬영한다.

이때 위성은 앞으로 움직이기에 트랙(track·진로) 방향을 따라서도 왜곡이 발생한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을 때 손 떨림 현상으로 사진이 흔들리기도 한다.

위성 카메라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지구의 비대칭 중력장, 태양과 달의 인력, 태양풍 등 여러 요인의 영향으로 위성의 흔들림이 발생한다.

이때 인공위성에 탑재된 영상 센서의 지향점이 변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요인으로 휘어진 영상을 평면 위에 존재하는 기존의 지형도와 같은 크기와 투영 값을 갖도록 변환해 주는 보정이 필수다.

검·보정은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지상에서 위성 카메라의 성능 시험을 아무리 여러 번 했다고 하더라도 우주에서 실제 운용하는 환경과는 큰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갈수록 밝아지는 우리의 ‘눈’과 축적되는 경험사용자들이 다양한 용도에 활용할 수 있는 ‘정확한’ 사진을 제공하는 것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역할이다.

엄밀한 의미에서의 ‘뽀샵’은 사용자들이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제공받은 위성영상을 통해 지도를 만들고 싶다면 사진을 이어 붙이는 ‘모자이크’ 기술을 쓰게 된다.

위성이 한번에 찍을 수 있는 사진의 폭은 한정되어 있어서다.

그런데 가로 폭만 약 400㎞에 달하는 한반도 전체를 한번에 찍을 수는 없다.

그래서 위성이 여러 번 오가며 촬영한 사진을 이어 붙이게 된다.

종종 뉴스를 통해 "경찰은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확인했다"라는 소식을 접한다.

이처럼 디지털 영상은 전문가의 손길이 닿으면 대상의 윤곽은 물론이고 더욱 자연스럽고 선명한 이미지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를 위해 사진 전체의 색상을 조절하면 된다.

위성영상은 획득하는 과정에서 태양 광선이 지구 대기를 통과하면서 밝기에 끼친 영향을 보정하기도 한다.

산사태처럼 일부 지역만 관측한다면 보통 먼저 해당 지역을 원래 모습에 가깝게 찍은 영상(정사 영상)을 확보한다.

그 다음 산사태 지역을 추출해 고해상도의 화상처리기법로 선명하게 만들어 원하는 정보를 얻게 된다.

우리 인공위성으로 더 선명하고 정확한 영상을 얻기 위한 노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초의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1호’의 해상도는 6.6m였지만, 아리랑 3A호의 해상도는 55㎝로 엄청난 성능 향상을 가져왔다.

이처럼 고성능의 카메라를 장착한 인공위성의 개발과 더불어 위성이 촬영한 영상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기술과 경험도 발전하고 있다.

우리 위성 카메라의 성능이 6.6m에서 55㎝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흑백에서 컬러로 각각 변화한 만큼 영상 검·보정 기술도 거듭된 경험을 바탕으로 발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