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그의 비선 최순실, 그리고 삼성의 '윗선'에 대한 뇌물죄 협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들이면서 향후 수사 향방에 삼성은 물론 재계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수사의 '칼끝'을 삼성에 정조준한 특검팀은 오늘(12일) 오전 9시 30분 그룹 최고결정권자인 이재용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소환해 조사에 나선다.

이규철 특검보는 전날(11일) 오후 "이재용 부회장을 12일 오전 9시 30분에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며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에 대해선 "원론적으로 열려있다"고 밝혔다.

앞서 9일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팀 사무실로 소환된 최지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과 달리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팀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특검팀은 삼성이 '비선 실세' 최순실 씨 모녀에게 제공한 금전적인 지원이 이재용 부회장과 박근혜 대통령 사이의 '모종의 거래'의 결과물이라는 데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그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이 찬성하는 대가로 최 씨 모녀에게 거금을 지원한 일련의 과정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뇌물공여'라는 게 특검팀의 주장이다.

특검팀은 지난 2015년 7월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직후 대한승마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독일로 직접 날아가 최 씨 모녀를 수차례 만나 자금 지원 등을 논의한 정황과 같은 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양사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이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입김'으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합병 반대 권고를 무시한 채 '찬성표'를 던진 정황 등을 근거로 삼성 수뇌부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삼성물산 합병에 개입해 최 씨 모녀에게 금전적 지원을 종용한 정황이 드러나면 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특검은 또 이재용 부회장을 뇌물 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데 이어 국회에 국정조사 청문회 위증 혐의 고발도 요청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국정조사에서 "우리는 대가를 바라고 출연이나 지원을 한 적은 없다"면서 "최 씨의 존재에 대해 "정확한 시점은 모르겠지만, 오래되지 않았다.

합병은 경영 승계와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

만일, 이번 소환 조사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이후 비선의 존재를 알았고, 이후 그룹 경영진에 최 씨에 대한 '특혜 제공'을 지시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 청문회 당시 이재용 부회장의 진술은 '거짓'이 된다.

반면, 삼성 측은 '피의자'가 아닌 '피해자'라는 견해다.

그동안 삼성 측은 "이재용 부회장은 최순실 씨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견해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대가성 의혹'을 부인해왔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도 '삼성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 부회장이 최순실 씨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했고,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 이후 진행된 최 씨 모녀에 대한 자금 지원은 승마 종목에 대한 단순한 스포츠 후원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 측은 "지난 2014년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 인수를 요청받을 당시 청와대로부터 최순실 씨에 대한 지원 요청은 전혀 없었고, 다음 해 이 부회장과 박 대통령이 만난 자리에서도 삼성물산 합병이나 경영권 승계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라며 "특검에서 언급한 이 부회장의 발언은 양사 합병이 오너 일가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비쳐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