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생활은‘대통령님에서 수인번호 503으로.’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65) 전 대통령은 31일 오전 4시45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도착했다.

교도관이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고 건강검진과 간단한 신체검사도 받았다.

이후 왼쪽 가슴 부분에 ‘503’이란 수인번호가 새겨진 연두색 겨울용 수의로 갈아입었다.

여성 미결수에게 제공되는 수의다.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위해 검찰차량을 타고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이재문기자박 전 대통령도 다른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머그샷’으로 불리는 수용기록부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그샷이란 범죄 영화에서 흔히 보는 것처럼 수용자가 자신의 성명이 적힌 이름표를 들고 키 측정자 옆에 서서 찍는 사진을 뜻한다.

박 전 대통령은 여성 전용 구역의 10.6㎡(약 3.2평) 면적 독방에 수용됐다.

통상 일반 수용자 6명이 공동으로 쓰는 공간을 혼자 사용하는 셈이다.

당장 ‘특혜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으나 법무부는 1995년 구속된 노태우(85) 전 대통령도 11.57㎡(약 3.5평) 넓이 독방에 수용된 점을 들어 전직 국가원수 예우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구치소 독방에는 침대로 쓰는 접이식 매트리스, 텔레비전, 책상 겸 밥상, 좌변기 등이 갖춰져 있다.

식사는 교도관이 음식을 담은 식판을 독방으로 갖다준다.

수용자는 식사를 한 뒤 반드시 스스로 식기를 설거지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다른 수용자들과 똑같이 식빵과 케첩, 치즈 등을 제공받았다.

구치소 안에서는 개인물품을 소지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로 향하기 전 올림머리를 만드는 데 사용했던 머리핀 등을 모두 제거했다.

검찰청 화장실에서 클렌징 제품을 이용해 화장도 모두 지웠다.

박 전 대통령이 기존에 사용하던 화장품은 구치소 반입이 금지된다.

대신 박 전 대통령은 영치금으로 구치소에서 판매하는 플라스틱 재질의 머리핀과 머리끈 등을 살 수 있다.

화장품도 스킨과 로션, 선크림, 영양 크림 등 기초적인 제품은 사서 쓸 수 있다.

현재 서울구치소에는 박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인 최순실(61)씨와 핵심 측근이었던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박 전 대통령의 ‘공범’으로 지목된 인사들이 대거 수감돼 있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이들과 조우할 가능성도 제기되나 구치소 측은 "철저한 분리 수감이 원칙이어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