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은석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최대 채권 보유자인 국민연금공단이 고민 끝에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안을 17일 마침내 받아들였다.

이날 새벽 국민연금은 정부가 지난달 23일 제안한 대우조선의 자율적 채무조정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을 비롯한 투자위원들이 전날 밤 늦게 투자위원회를 열고 자정이 넘도록 논의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국민연금은 KDB산업은행 측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5일 첫 투자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논의를 시작했지만 산은 측이 제공한 자료가 불충분하고 이를 충분히 검토해볼 시간도 부족하다며 판단을 미뤄왔다.

다만 판단을 미루면서도 2000만명 가입자의 기금 손실을 최소화 한다는 명분 아래 대주주 측이 더 큰 부담을 떠안도록 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해왔다.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 끝에 결국 국민연금은 산은이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상환을 위한 이행 확약서'를 제안하면서 찬성으로 마음을 돌렸다.

산은은 회사채 상환용 1000억원대 에스크로(별도 관리 계좌) 마련, 회사채 및 기업어음(CP)의 청산가치 수준 담보 제공, 회사채 및 CP 최종 상환기일까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신규자금 지원 기한 유지, 2018년부터 매년 정밀 실사 후 상환능력 확인시 잔여 CP 및 회사채 조기 상환 등을 약속했다.

장고 끝에 내린 국민연금의 결정에 대해 한 쪽에서는 명분과 실리를 챙겼다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다른 한 쪽에서는 국민의 노후 자금으로 부실 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쪽에서는 국민연금이 산은의 확약서 제안 등으로 실리를 얻고 대우조선과 수 많은 하청업체 근로자들을 배려했다는 명분까지 얻었다고 본다.

또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에 들어갈 경우 회사채의 90%를 되찾지 못한 채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할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막았다는 점도 긍정적인 측면이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회사채 전체 발행잔액 1조3500억원의 30%에 육박하는 3887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반대로 추후 손실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압박에 끝내 손을 들었다는 부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P플랜에 들어가 회사채를 되찾지 못하는 손실은 막았다고 해도, 대우조선의 주가 하락으로 인한 피해와 막대한 공적 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회생에 실패할 경우의 큰 손실이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국민연금의 선택이 국민들의 노후자금을 담보로 이뤄진 것인 만큼 정부도 국민연금도 대우조선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