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국민연금 등 회사채 투자자들과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채무조정안에 대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대우조선의 법정관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는 17~18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조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대우조선은 즉각 초단기 법정관리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에 돌입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회사채 채무 재조정과 관련해 추가 감자를 비롯한 국민연금 측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산업은행은 이날 산은 여의도 본점에서 대우조선 회사채를 보유한 기관투자가 32곳을 상대로 채무조정안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국민연금에서는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CIO)이 아니라 실무자급 인사들이 참여했다.

산은은 투자자 설명회 이후 기자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 "국민연금 등 일부 회사채 투자자들이 요구한 산은의 추가 감자 및 일부 회사채 우선 상환 등의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전날(9일) 산은에 오는 21일 만기가 돌아오는 4400억원의 대우조선 회사채의 일부 상환이나 산은의 상환 보증, 산은의 추가 감자, 형평성을 고려한 출자전환 비율과 전환가액 조정 등을 요구했다.

정용석 산은 구조조정부문 부행장은 "21일 만기 회사채에 대한 우선 상환을 하고 채무조정안을 다시 논의해 보겠다는 것인데 회사(대우조선) 안에 상환 자금이 남아있지도 않을 뿐더러 남았더라도 상환은 어렵다"며 "채무조정은 투자의 관점이 아니라 고통분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 등이 대주주로서의 책임 이행을 위해 추가 감자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산은은 대우조선 정상화 과정에서 여타 기업에 비해 가혹한 대주주 책임을 충분히 이행해왔다"며 불가 입장을 밝혔다.

정 부행장은 "오늘(10일) 공문을 통해 불가 입장을 밝혔다"며 "국민연금이 이후 추가 면담을 요청하면 언제든지 응할 수 있지만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고 덧붙였다.

산은이 국민연금의 요구에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국민연금은 사채권자 집회에서 ‘반대’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민연금은 늦어도 이달 12일 사채권자 집회 전 마지막 투자위원회를 열고 회사채 채무조정안에 대한 최종 입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회사채 전체 발행잔액 1조3500억 원의 30%에 달하는 3887억 원을 들고 있다.

특히 오는 21일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4400억 원중 국민연금이 2000억 원(45.45%)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집회 참석해 산은과 금융당국의 채무 재조정 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사실상 통과가 어렵다.

5차례의 집회 중 단 한차례라도 통과되지 못하면 정부와 산은 등은 즉각 P플랜에 들어간다.

정 부행장은 "정부와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한시라도 지체할 수 없기 때문에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조정안이 부결되면 첫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21일 전후해서 즉각 P플랜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10일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채무 재조정과 관련해 추가 감자를 비롯한 국민연금 측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