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각 곤두 선 정치권 / 美, 전략자산 총동원 ‘일촉즉발 상황’ / 국방부 “北 도발 감안 대비태세 차원” / 전문가, 北·中 향한 강력 메시지 분석 / 문재인 “韓 동의 없는 선제타격 불가” / 안철수 “정부, 위기대처 만전 기해야” / 범보수 ‘안보문제 해결 적임자’ 부각‘4월 한반도 위기설’이 나돌며 대통령 선거가 임박한 정치권도 초긴장 상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및 구속으로 사실상의 국군 통수권자 공백 상태에서 최근 미국이 한반도 주변 해역으로 항공모함을 집결시키고 전략자원을 총동원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10일에는 미국이 5·9 대선 이전을 북한의 태도 변화 시한으로 정해놓고 그 이후에는 대북 단독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출처 불명의 시나리오까지 떠돌았다.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소설"이라고 일축했지만, 5·9 대선을 앞둔 정치권은 미국의 대북 압박 조치가 불러올 후폭풍에 촉각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역대 주요 선거마다 다양한 형태의 ‘북풍’이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손 흔드는 트럼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고 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AP연합뉴스◆한반도 위기설의 배경은‘4월 한반도 위기설’이 나도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반도를 떠난 지 보름여 만에 재출동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19일부터 25일까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독수리(FE)연습 일환으로 해상훈련을 마치고 남중국해 인근으로 떠났던 칼빈스호는 이후 싱가포르에 입항해 호주로 갈 예정이었지만 한반도 쪽으로 항로를 급변경했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이런 조치가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전략적 판단에 따라 항모 경로를 갑작스럽게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칼빈슨호 전개 배경에 대해 "(미국이) 한반도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북한의 전략적 도발, 특히 핵실험이라든가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차원에서 이해하면 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재출동하는 칼빈슨호에 대해 군 관계자들은 한반도 인근 해상에서 어떤 임무를 수행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군 전문가들은 칼빈슨호의 재출동에 대해 미국이 북한과 중국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이 힘을 확실히 보여줌으로써 우리나라에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북한과 중국에 대해서는 군사적 억지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번 칼빈슨호 재출동을 시작으로 B-1B 폭격기와 F-22 스텔스 전투기, 이지스 구축함, 핵잠수함 등의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자주 전개할 수 있다고 군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이 한반도에 공세적으로 전략무기를 투입하는 경우가 더욱 빈번해지고 있는 상황은 이를 짐작케 한다.

이와 관련,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우리의 역내 동맹에 대한 북한의 핵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모든(full range) 옵션을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4월 위기설’, 정치권 반응은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이날 단호한 입장을 밝힌 것도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해서다.

문 후보는 "미국에 분명히 요구한다.양국은 철통 같은 안보동맹 관계이다.한·미 동맹이 대한민국 안보의 근간"이라며 "한국의 안전도 미국의 안전만큼 중요하다.따라서 한국의 동의 없는 어떠한 선제타격도 있어선 안 된다.특히 군 통수권자 부재 상황에서 그 어떠한 독자적 행동도 있어선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문 후보는 "주변국들은 한국의 대통령 궐위 상황을 이용해 정작 한국을 배제하고 자기들 이해대로 한반도 문제를 처리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호히 말한다.한반도에서의 군사적 행위는 결단코 한국 동의 없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집권하게 되면 빠른 시일 내 미국을 방문해서 안보위기를 돌파하고 북핵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북한을 향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그리고 비핵화와 협력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을 향해서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취해지는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사드 배치 찬성 입장을 밝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이날 퍼진 한반도 위기설과 관련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다만 지난 6일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북한 미사일 발사는 유엔결의 위반이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점에서 단호히 규탄한다"며 "정부는 국내외 안보위기와 경제위기 대처에 만전을 기하고, 한반도 위기관리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은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반도 주변 해역에 전개되는 것은 북핵 문제에 대한 강력한 군사적 시위로 해석된다"며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범보수 진영은 4월 위기설을 적극 활용하며, 안보 문제 해결의 적임자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공을 들였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최근 군사위협이 증가하는 상황과 관련해 "이제라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적극 찬성하고 전술핵 재배치를 미국과 협의해야 한반도 긴장을 막을 수 있다"며 "대선 이전에 가장 시급한 것은 국가안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이날 대전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북핵 6자회담의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11일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트럼프·시진핑 회담 이후 중국 정부의 입장이 무엇인지 설명을 듣고 우리의 요구를 전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사드 배치는 순수한 방어용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중국의 경제보복 중단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