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산은 채무재조정 급진전 속 국민혈세 투입 논란사채권자 집회도 중대 고비…구조조정 성공 가능성 희박국민연금이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안에 동의를 하더라도 기사회생까진 험로가 예상된다.

국민연금의 채무조정 동의에 이어 사채권자 집회에서도 채무조정안 동의로 결론이 나면 그마나 수주계약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된다.

하지만 구조조정 이후 기사 회생 여부를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선 오는 17~18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가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산은·국민연금 타결 가능성 고조…P플랜 피해가나현재 분위기로는 대우조선해양이 법정관리의 일종인 'P플랜'을 모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채무조정안을 제시한 KDB산업은행과 추가 조건을 요구해 온 국민연금이 막판 합의점을 찾았기 때문이다.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3일 긴급회동을 갖고 경영정상화 의지를 나타냈다.

국민연금이 조정안에 찬성을 하더라도 5차례의 사채권자 집회 중에서 한 번만 부결이 되더라도 대우조선은 P플랜(초단기 법정관리)을 피할 수 없다.

사채권자 집회는 오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약 두 시간 간격으로 3차례, 18일 오전부터 2차례 열릴 예정이다.

채권자 집회에는 법원에 자신이 가진 사채권을 공탁한 이들만 참여할 수 있다.

5개 종류의 사채권 집회가 총 발행액 3분의 1 이상의 공탁 조건이 충족돼야 계획대로 열리게 된다.

대우조선은 각각 집회에 참여하기로 한 공탁액 중 3분의 2 이상의 채권자 동의를 얻어야 채무조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만약 5개 집회 중에서 하나라도 공탁액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지 못하면 곧장 P플랜 절차가 개시된다.

◇ 국민 노후재산 손실 우려다른 한편으로 국민연금이 채무재조정에 동의할 경우 자칫 국민 노후재산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민연금의 찬성으로 국민 노후재산이 크게 손해를 본 것처럼 또다시 국민의 혈세만 축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찬성과 반대를 결정하든 국민연금은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진퇴양난에 빠진 국민연금 입장도 이해가 가지만 국민 노후재산이 또다시 피해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용석 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 부행장이 지난 10일 '경영정상화 추진방안 설명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주형연 기자◇ 구조조정 이후 기사 회생 여전히 불투명대우조선이 국민연금과 사채권자 집회에서 동의를 받은 후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살아남을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우조선이 내놓은 자구안을 보면 인건비 절감과 자산매각을 더해 5조4000억원을 확보한다는 것인데 3월 말까지 이행 금액은 1조8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또 규모를 축소하고 내년까지 매각하겠다고 밝혔지만 인수 후보를 찾기란 더더욱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도 악재다.

글로벌 선박 발주 전망은 6개월 사이 2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 시황이 예상과 달리 회복되지 않을 경우 국민들의 혈세만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하고 결국에는 청산까지 걸리는 시간만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P플랜시 선박계약 취소 사태·협력사 잇단 도산채권단 동의를 받지 못할 경우 대우조선해양은 초단기법정관리, P플랜을 적용받게 된다.

이 경우 당장 대규모 선박 계약 취소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40척이 넘는 선박에 대한 계약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P플랜을 통하면 신속히 대우조선을 정상화할 수 있다고 금융당국이 말하고 있지만 수주산업인 조선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회생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신규 수주가 어렵게 되면 대우조선 뿐 아니라 협력사들의 잇따른 도산도 예상된다.

만약 P플랜에 돌입하게 되면 국민연금을 비롯한 사채권자의 무담보채권 출자전환비율은 90%이상으로 커지게 된다.

김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P플랜에 돌입하면 대우조선의 대규모 선박 계약이 취소되므로 선주들의 선박 정상건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대우조선의 부실에 대한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다시 제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