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노후자금 손실 최소화' 보장에 대우조선 살리기 동참대우조선해양이 경영정상화로 가는 9부 능선을 넘었다.

17일부터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 결과를 좌우할 국민연금공단이 대우조선의 채무재조정 동의 쪽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채무재조정을 둘러싼 국민연금과 KDB산업은행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13일 오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간 약 3시간에 걸친 회동 후 접점이 마련됐다.

양쪽에서 3명씩 총 6명이 배석한 깜짝 회동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회동은 평온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고 국민연금 측에서 4월 만기 채권에 대한 상환을 보장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산업은행은 법적인 보장은 어렵지만 그만큼의 효과가 있는 방법을 강구키로 국민연금 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국민연금이 채무재조정에 동의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17일부터 개최되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이 안은 무난히 가결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회사채 1조3500억원 중 29%를 보유해 반대표를 던질 시 채무재조정안은 바로 부결될 수밖에 없었다.

국민연금 입장을 예의주시하던 다른 기관투자자들도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1000억원의 채권을 보유한 사학연금공단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국민연금에 적용되는 회사채 상환 보증안은 다른 기관 투자자들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없는 만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기관 투자자 관계자도 "아직 결정을 못했다"면서도 "국민연금이 채무재조정에 찬성했을 때 (우리가) 반대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증권금융도 채무재조정 동의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무재조정 이해관계자들은 국민연금과 산업은행이 막판까지 치열한 기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으로 홍역을 치른 국민연금이 쉽사리 대우조선에 추가지원에 선뜻 손을 들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여기에 산업통상자원부가 대우조선이 도산할 경우 경제적 손실이 약 12조~17조원으로 추정한 것이 혼란을 일으켰다는 지적이다.

이 금액은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23일 채무재조정안 발표 당시 추정한 59조원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한 채무재조정 이해관계자는 "애초 국민연금은 대우조선의 도산 시 파급력을 고려해 채무재조정에 찬성하려고 했지만 산업부 추정치를 접한 이후 금융위와 채권단의 조사에 의문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판단에 근거가 되는 자료가 부족하다며 산업은행에 공신력이 있는 제3의 기관을 통해 대우조선 실사를 재추진하고, 당장 만기가 도래하는 4월 회사채 상환은 유예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지루한 산통 끝에 이뤄진 채무재조정이 국민연금과 산업은행 모두의 승리라는 분석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우조선 문제는 정권이 바뀌면 한번은 국회나 정부 차원에서 다뤄질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으로서는 최대한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려 국민 노후자금을 지키려고 노력했고,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대우조선을 살리기 위해 마지막까지 애를 썼다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