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후보 유승민과 선대위원장 김무성의 운명이 얄궂다.

원조 친박이었다 탈박한 두 사람은 애증이 교차하는 질긴 인연이다.

김무성이 2014년 새누리당 대표 취임 직후 사무총장을 맡기려고 삼고초려한 사람이 유승민이다.

이를 고사한 유승민이 2015년 원내대표가 되면서 두 사람은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몇 달 후 유승민의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국회법 파동으로 결별을 맞았다.

박근혜 레이저에 주눅든 김무성이 유승민을 버린 것이다.

그해 7월8일 의원총회를 소집해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을 가결시켰다.

유승민은 사퇴 후 "김무성은 원래 그런 스타일"이라고 했다.

비박계인 둘은 순망치한 관계였다.

입술(유승민)이 없어지자 김무성(이)은 친박에게 끝없이 핍박받는 신세가 됐다.

4·13 총선 막장 공천과 옥쇄 파동은 불가피한 결과였다.

김무성이 유승민을 끝까지 지켰다면 보수 정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최순실 사건으로 둘은 다시 한배를 탔다.

그러나 바른정당 양대 주주로서 갈등설이 끊이지 않았다.

김무성계는 경선에서 남경필 후보를 적극 도왔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대선 불출마로 힘이 빠진 김무성을 유승민이 너무 홀대한 게 원인"이라고 했다.

경선 후 김무성은 유승민을 만나 앙금털기를 시도했다.

"유승민과 나 사이 마음에 흐르는 강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유승민 지지율이 좀체 오르지 않으면서 김무성이 또 배신할 태세다.

3자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25일 의총 결과는 2015년 의총과 닮았다.

유승민 등에 칼을 꽂는 사퇴 요구인 셈이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 당선을 위해 "당사에 야전침대를 놓고 숙식을 처리하겠다"고 했던 김무성. 지금은 죽을 힘을 다해 뛰는 후보의 목을 조르는 꼴이다.

김무성계 의원들이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건 유승민을 제물 삼아 정치생명을 연장하겠다는 꼼수다.

보수 개혁과 재건의 사명은 안중에 없다.

참 비정한 정치판이다.

오죽했으면 민주당 의원이 "소신, 의리도 없는 자들은 정계를 떠나라"고 했겠는가. 정의당 후보 심상정은 "굳세어라 유승민"을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