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상납' 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이하 특활비)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680억 원이 삭감됐다.

국정원 특활비가 국회로 흘러왔다는 의혹이 일자 국회가 나서 직접 예산을 대폭 감액시킨 것이다.

국회 정보위원회(정보위)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 국정원 예산을 의결했다고 정보위 여당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김 의원은 정보위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국정원 공무원 보수 인상액과 자연 인상분, 위성 사업 및 영상 정보처리 등 업무 과학화를 위해 필수 불가결한 증액 예산을 감안해 예산소위원회에서 4차례 심도 있게 논의를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특활비 유용 논란을 빚은 특수공작비는 절반 정도 대폭 감액됐다.

특수공작비는 테러 예방이나 대북 공작 등에 사용되는 비용이다.

또 장비 등 순수한 성격의 특활비 예산은 2017년 대비 약 19%, 각종 수당은 8% 감액하는 등 국회 차원에서 국정원 예산에 강력한 페널티를 줬다.

아울러 국회는 국정원 예산에 대한 감시 강화를 위해 직원 개인에게 지급되는 활동비에 대한 적정성을 평가하고 1/4분기 중 국회에서 보고를 받기로 했다.

국정원 예산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예산 집행 단계에서 '집행통제심의위원회'를 설치해 국정원 운영과 사업계획 변경 등 예산안을 조정할 경우 정보위에 보고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국정원 예산 사용과 관련 영수증 증빙을 원칙으로 하되 예산 집행 및 변경 현황은 적어도 연 2회 정보위에 보고하고 개선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국정원에 대한 특활비 삭감이 국회로부터 이뤄진 만큼 국회 특활비에 대한 손질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국회 예산결산특별소위가 심사한 내년도 국회 특활비는 62억7200만 원이다.

국회 특활비는 국회의장단이나 국회 상임위원장, 여야 원내대표 등을 통해 수령되는 비용이며, 국정원의 특활비에 비해 규모가 비교적 작지만 영수증 처리 등이 필요없어 그동안 기밀상의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최근 특활비 횡령 의혹 역시 국회 특활비라는 특수성에서 기인했다.

이에 따라 국회부터 나서 특활비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전날(28일) 국회의 특활비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특수활동비 폐지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의장이 국회소관예산요구서를 작성함에 있어서 특활비 등 별도의 총액으로 제출하는 항목을 포함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조항을 신설하자는 것이다.

그는 "개인의 쌈짓돈으로 전락한 정부의 특활비 적폐를 지적하기 앞서 국회부터 폐지하고 이야기해야 한다"며 "국회가 먼저 솔선수범 자세를 보여야 행정부 예산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감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박광온 민주당 의원이 지난 9월 특활비 집행 내역을 제출하도록 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특활비 집행내역과 지출용도를 명확히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