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이 미래다 '그린라이프'] 여인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실크로드는 고대 중국과 서역 국가 사이에 비단을 비롯한 여러 가지 농산물, 가공품 등의 무역을 하던 길이다.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역사를 아우르는 교류의 장이었다.

카자흐스탄의 경제수도 알마티는 실크로드의 한 갈래인 ‘불타로’(佛陀路)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동서 문명의 십자로를 관통하며 불교가 이 길을 따라 동북아시아에 전파되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많은 고승이 이 길을 따라서 당시 ‘천축’(天竺)이라고 불리던 인도로 향하기도 했다.

고대 유목 기마민족의 통로이자 실크로드가 지나던 카자흐스탄의 지리적 이점이 더욱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주도적으로 추진 중인 아시아·유럽·중동을 하나의 철도로 연결하는 뉴 실크로드가 완성되면 유라시아의 모든 물류가 통과하는 물류 중심국이 될 가능성도 있다.

45억 인구의 유라시아 한가운데 위치한 가장 큰 대륙국가이자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큰 나라기도 하다.

특히 올해는 옛 소련 시절 강제 이주정책으로 고려인이 카자흐스탄에 터전을 마련한 지 80년이 되는 해로 우리와의 인연도 각별하다.

그동안 우리 농식품 수출국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앙아시아 지역이 지리적 중요성, 풍부한 자원, 넓은 시장과 한류의 인기에 힘입어 잠재력이 큰 차세대 우리 농식품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일본, 중국, 미국 등 주요국에 집중된 농식품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자 개척 중인 최우선 전략국가 중 하나다.

지난달 알마티에 K-Food 파일럿숍 ‘코리안 푸드 스토리’(Korean Food Story)를 개장해 유망한 우리 농식품의 테스트 수출을 위한 시험대를 마련한 것도 그 일환이다.

파일럿숍에서 포도, 배, 버섯, 흑삼 등을 처음 수출하기도 했다.

최근 경기 침체로 대외교역량이 줄고 현지화 평가절하로 구매력이 감소하면서 한국 농식품 수출 환경이 쉽지 않지만, 올해부터는 조금씩 회복세를 보인다.

앞으로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드넓은 중앙아시아 시장 개척을 위한 베이스캠프로서 상징성과 중요성이 크다.

최근 사드 해빙 분위기가 전해지며 중국 수출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한국행 단체관광에서 주요 면세점 쇼핑을 금지하는 등 변수가 이어지고 있다.

수출과 시장 다변화는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세계 소비자들을 상대로 우리 농산물의 안정적 수요기반을 확충해야 한다.

우리 농식품의 성공적인 21세기 실크로드 대장정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