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연말 '성탄절 특별사면'를 단행하지 않을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단 한차례도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을 기념해 8·15 광복절 특사 등 대규모 특사를 단행한 바 있다.

'성탄절 특사' 가능성은 지난달 말 불거졌다.

법무부가 청와대와 협의 하에 문재인 정부 첫 사면 단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와 관련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사면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성탄절 사면은 "시기적으로 촉박하다"고 했다.

청와대 역시 같은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7일 특별사면 단행 가능성과 시기에 대해 "연말보다는 연초 쯤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적 문제도 있고, 성탄절 특사라는 법적인 규정이 없기 때문에 굳이 그 날짜(12월 25일)에 매여서 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첫 특사는 내년 2월 음력 설을 전후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날(6일) 종교지도자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사면은 준비된 바 없다.한다면 연말 연초 전후가 될텐데 서민중심 민생 중심으로 해서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사'와 관련해 취임 후 첫 공개적인 언급이었다.

사면은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의 고유권한(사면법 9조)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인사 난맥 등 임기 초기 국정 운영에 위기를 맞으면 국민통합과 정국 안정을 명분으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정권별로 보면 전두환 대통령은 5공화국 출범 첫해인 1981년 광복절에 62명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1993년 3월 3만6850명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1998년 3월에 3만2739명, 그해 광복절 대한민국 건국 50주년을 기념해 3000여 명 노무현 대통령도 임기 첫해 광복절 2만3780명 이명박 대통령도 임기 첫해인 2008년 광복절 1만여명에 대한 특사를 단행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사면권 행사에 신중한 분위기다.

표면적 이유는 '시간이 촉박해서'다.

지난 8·15 광복절 때도 '대상자를 분류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면엔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를 흐트러뜨릴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자칫 보수 야권으로부터 '코드 사면' 등 '정치적 공세'에 휘말릴 수 있어서다.

과거 정권에서도 권력형 비리인사나 재벌총수 등을 대상으로 한 사면으로 논란이 일었다.

이 때문에 '설 특사'를 단행해도 관건은 '사면 대상'이다.

문 대통령은 '민생 사범'으로 한정했다.

앞서 종교지도자들과 간담회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이석기 등) 통합진보당 사건 관련자들을,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한상균 위원장을 구체적으로 지목해 사면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문 대통령은 즉답하지 않았다.

민생사범 외에 시국사범의 특사포함 여부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7일 "그 부분에 대해서는 법무부 차원에서 검토가 있었을 것 같다"며 "최종적으로 여러 검토 후 청와대로 올라와야 하니까 그것을 보겠다"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시국사건과 정치인의 범주는 의미가 다르다"고 언급했다.

앞서 청와대는 법무부에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 반대집회, 경남 밀양 송전탑 반대 집회, 서울 용산 화재 참사 시위, 경북 성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반대 집회, 세월호 관련 집회 등 전임 정부 하의 정치적 상황에서 부당하게 범법자가 된 관련자들을 민생의 측면에서 사면 대상이 될 수 있는지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한편 특별사면은 사면법에 따라 법무부장관이 상신하고 대통령이 시행하며, 대상자는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심사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한 9명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위원장은 법무부장관이며, 위원은 법무부장관이 임명하거나 위촉하되, 공무원이 아닌 위원을 4명 이상 위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