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사상 첫 선물거래를 시작하며 제도권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국내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제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지만, 금융 당국은 거래 금지 등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1일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이하 현지 시각)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선물거래를 시작한 비트코인은 첫날부터 두 차례 거래가 중단됐다.

비트코인 선물 가격은 개장가 1만5460달러에 성사한 뒤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오후 8시쯤 선물가격이 10% 상승하면서 2분간 거래가 중단됐고, 오후 10시 5분쯤에는 20% 급등하며 5분간 거래를 멈췄다.

장 한때 1만8850달러까지 치솟으며 장중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파생상품 중 하나인 선물 거래는 상품 가격을 예측해 미리 정한 가격으로 현재 시점에서 사고파는 것을 말한다.

CBOE는 변동성을 제한하기 위해 거래 한도를 제한해두고, 가격 등락 폭이 10%를 넘으면 2분간, 20%를 넘으면 5분간 거래를 중단한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거래가 안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국내에서도 비트코인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경수 법무법인 위민 대표 변호사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가상화폐 거래에 관한 공청회'에서 "가상화폐는 가격변동 폭이 크고, 교환수단으로서 강제성이 없으며 공급 탄력성이 부족해 투기적 수단으로 주로 이용된다"며 "사이버 범죄가 증가하고 있고, 불법자금세탁 등 부작용이 매우 커 법률적 규제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 당국은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선물거래 도입은 물론 거래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방침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1일 금융위원회 출입기자단 송년 세미나에서 "비트코인 거래를 금융거래로 인식하지 않는다"며 "금융거래로 인정할 때 여러 문제로 파생될 수 있어 거래소 인가나 선물거래 도입 등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너무 보수적인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미국 선물거래는 민간회사에서 출발했고, 지금도 민간회사가 운영하고 있다"며 "우리는 파생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게 법에 규정돼 있어 출발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거래 금지 가능성도 시사했다.

최 위원장은 "미래를 알 수 없어 조심스럽지만, 규제를 하는 방향으로 가는 건 맞다고 본다"면서도 "법무부는 비트코인 거래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 전면 금지 등 강력한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법무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는 이번 회의를 열고 규제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이 급등락하고 있어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화폐보다는 투기로 보는 시각이 남아 있어 애매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현재 상황에 전면 금지하는 것은 무리라 생각되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