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대로 어려운 승부였다.

북한의 밀집수비를 쉽게 뚫지 못하며 고전했다.

그래도 승리하며 승점 3을 따냈다.

답답한 공격 흐름 속에서 활로를 뚫은 건 '얼리 크로스'였다.

한국이 북한과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북한의 수비에 막혀 시원한 공격을 펼치지 못했으나 후반전 초반 상대 수비수 리영철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중국전에 이어서 북한전 경기력도 썩 좋지 못했지만, 상대 밀집수비를 뚫어내며 결과는 얻어냈다.

신태용 감독은 북한전에서 '스리백 카드'를 손에 쥐었다.

중국전과 달리 공격 쪽에 초점을 더 맞추며 북한의 수비 격파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북한의 밀집수비는 예상보다 더 탄탄했다.

전체적으로 엉덩이를 뒤로 뺀 채로 '플랫'을 잘 유지하면서 한국의 공격 파괴력을 줄였다.

한국은 전반전에 유효슈팅을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북한 수비가 견고한 탓도 있었지만, 한국 공격의 모든 부분이 어설펐다.

상대의 밀집수비를 뚫기 위해 양 측면을 번갈아 두드렸지만 크로스의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힘이 빠졌다.

측면을 흔들지 못하면서 북한의 사이드백을 구석으로 더 끌어내지 못하면서 중앙에서 찬스를 잡지 못했다.

결국 정확성과 다양성이 모두 결여된 공격으로 살아 있는 공간을 점유하지 못했던 신태용호다.

후반전 들어 한국은 '얼리 크로스'로 북한의 측면 붕괴를 노렸고, 노림수가 적중했다.

특히 왼쪽에서 날카로운 얼리 크로스를 올려 북한 수비를 크게 흔들었다.

후반 2분 김진수의 왼쪽 얼리 크로스가 진성욱의 헤더 유효 슈팅으로 연결됐고, 1분 뒤 이창민의 중거리포가 터졌다.

그리고 후반 11분에는 중앙에서 진성욱의 날린 왼발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았고, 후반 14분에는 진성욱이 스루패스를 받아 골키퍼까지 제치고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최종 수비수에게 걸렸다.

골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사이드백이 측면으로 더 쏠리면서 중앙 쪽에 살아 있는 공격 공간을 점유할 수 있었고, 전반전과 다르게 원톱 진성욱이 위력을 더 끌어올렸다.

한국의 공격 짜임새 상승은 자책골 행운으로 연결됐다.

후반전 초반 공격 에너지를 끌어올린 시발점이 된 '얼리 크로스'가 마침표를 찍었다.

왼쪽에서 김민우가 올린 얼리 크로스가 북한 수비수 리영철에게 맞고 그대로 굴문으로 굴러 들어갔다.

얼리 크로스로 사이드백을 측면 가장자리로 끌어내고, 중앙의 더 커진 공간을 파고든 뒤, 다시 얼리 크로스로 수비수의 자책골을 이끌어냈다.

그냥 만들어진 행운이 아니라 상대 수비라인을 서서히 무너뜨려 얻어낸 득점이었다.

답답한 공격 흐름을 잘 진단해 득점에 성공하며 승리를 챙겼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에서 합격점을 주기는 어렵다.

전반전 최악에 가까운 공격 부정확도와 단순한 세트 피스 공격 활용은 답답한 경기 흐름을 자초한 원인이 됐다.

여기에 유럽파가 빠지자 전체적으로 경기의 강약조절을 해주는 선수가 없다는 약점도 다시 한번 드러났다.

더 아쉬운 부분은 또다시 드러난 '체력 저하'다.

사실 한국은 후반전 초반 공세를 펴며 자책골 행운을 얻으며 완승 찬스를 잡았다.

북한이 포메이션 자체를 끌어올리며 수비 뒤 공간이 많이 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달아나지 못했다.

상대가 공격으로 밀고 나오며 수월하게 침투할 수 있는 공격 공간이 매우 많았지만 날카로운 역습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중국전과 마찬가지로 후반전 중반부터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상대의 밀집수비를 잘 뚫어내면서 승기를 잡았으나 체력 저하로 결과를 망칠 뻔했다.

신태용호가 북한을 이겼지만 여전히 숙제를 남겼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과연 신태용호가 운명의 한일전에서는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