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중대 범죄… 기각 납득 못해” / 김관진·임관빈 석방 이어 또 난관… 연내 수사 마무리 계획 차질 불가피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김 전 기획관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조사하려던 검찰 수사에 적신호가 켜졌다.

연내 사정수사를 마무리하려던 검찰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13일 "피의자의 역할 및 관여 정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김 전 기획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전 기획관은 MB정부 초기인 2008년 청와대 참모진으로 합류해 대외전략비서관과 대외전략기획관을 지낸 실세 안보 전문가로 통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기획관은 당시 여권을 지지하고 야권을 비난하는 사이버사령부의 온라인 정치관여 활동과 심리전단 요원의 증원 과정을 국방부로부터 보고받고 이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역시 앞선 조사에서 김 전 기획관에게 심리전단 활동 보고서를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청와대 근무 당시 입수한 군 기밀 서류와 대통령 기록물 등 문건을 퇴직 후 무단으로 유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금까지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을 잇는 ‘연결고리’로 김 전 기획관을 지목했다.

이 전 대통령이 군 사이버사령부 관련 지시를 하거나 보고를 받을 때 김 전 기획관이 배석했다는 것이다.

또 수차례 심리전단 증원 및 사이버사령부 활동과 관련한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 전 대통령의 발언 등을 정리한 ‘VIP 강조사항’을 군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관련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김 전 기획관의 연구실과 집을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했다.

특히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바레인으로 출국하기 직전 김 전 기획관과 만난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앞서 김 전 장관,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의 잇따른 석방으로 ‘부실수사’ 비판을 받으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후 김 전 기획관 수사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또다시 법원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이 전 대통령을 향한 수사동력도 크게 떨어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법원의 영장기각에 "납득하기 어렵다"며 즉각 반발했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의 범죄가 중대하고 범행을 부인해 객관적 기준에 따라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다"며 "이는 김 전 기획관이 청와대 안보라인의 핵심 참모로 다른 공범들에게 정치관여를 적극 지시해 그 책임이 무거운 점을 간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간 검찰은 연내 정치권과 관련된 사정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박차를 가했지만 이번 구속영장 기각으로 최종 종착지라 할 수 있는 이 전 대통령 수사도 연내에 마무리하기는 어렵게 됐다.

검찰은 구체적인 기각 사유를 검토한 뒤 영장 재청구 여부와 이 전 대통령 조사 방향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