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개입’ 통화내용 법정서 공개 / 정호성 녹음파일 재생 / 박근혜 “자료 왔는데 어떡하죠”… 최순실에 의존 각종 현안 보고"이거 자료 왔는데, 빨리 정리해야 하는데 어떡하죠. 내일 발표할 건데…."법정을 가득 메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다급한 음성은 그가 국정운영 전반을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의존했음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대한민국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이라는 ‘정윤회 문건’(초안 성격의 시중여론) 내용이 다시 한 번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13일 최씨의 공판에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통화 녹음파일을 재생했다.

이날 재생된 2013년 10월27일 통화 내용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 보고받은 자료를 두고 어찌할 바를 몰라 정 전 비서관에게 "어떡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 전 비서관은 "‘선생님’(최씨)하고 어떻게 정리할지 상의했다.(내용이) 그런 식으로 들어가는 게 적절치 않은 것 같아 다시 정리해 곧 올려드리겠다"고 답했다.

이를 근거로 검찰은 "청와대 문건이 최씨에게 전달된 것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였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씨는 정 전 비서관으로부터 각종 현안을 보고받으며 국정목표 수립과정에서 각종 말씀 자료 작성, 대외 행사 참여 여부 등에 매우 깊숙이 관여했다"고 강조했다.

최씨 또한 적극적으로 박 전 대통령을 ‘코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자신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서 ‘메신저’ 노릇을 한 정 전 비서관에게 "아, 그럼 적어보라. 각 분야에서 어떻게 체크하고 이런 것들 소상히 그렇게 문제점들 줘 가지고" 식의 깨알 같은 지시사항을 수시로 전달했다.

이는 곧장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한편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음성만 듣고 그 사람이 누군지 어떻게 알 수 있느냐"며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14일 최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고 검찰 측 구형과 변호인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