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 기자] ‘과정일까. 성적일까.’ 신태용호의 방향키가 목적지 설정 없이 돌고 있다.

한일전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에 필요한 것은 방향 설정에 필요한 나침반이다.

신태용 감독(사진)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 나선다.

지난 9일 중국과 2-2로 비겼고, 12일 북한에 1-0으로 승리하며 1승1무를 기록 중인 대표팀은 이날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다.

현재 일본은 2승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풀리그 방식으로 우승트로피의 주인을 가리기 때문에 비기거나 패하면 일본에 우승컵을 내줘야 한다.

한일전은 걸린 것이 많다.

그 중 최고는 자존심이다.

역사적인 이유가 바탕에 깔렸다.

선수단은 일본에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그라운드를 밟는다.

특히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지난 2010년 평가전에서 박지성, 박주영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한 뒤 7년 동안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5번 맞붙어 3무2패로 밀리고 있다.

자존심 회복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신태용호에 자존심보다 중요한 것은 ‘2018 러시아월드컵’이다.

신 감독은 이번 대회를 두고 "우승으로 선수단의 자신감을 키우고, 월드컵 본선 준비 과정의 계단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과정과 결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과정도 결과도 모두 놓치고 있다.

실험이라는 명목으로 다양한 전술을 소화하고 있지만, 준비가 부족한 모습을 드러냈다.

실험을 통해 얻고자 하는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다 보니 선수단의 자신감도 떨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11월 평가전과 비교해 플레이의 과감함이 사라졌다.

성적도 마뜩하지 않다.

이젠 방향키를 잡아야 한다.

결국 성적이라는 대어를 낚기 위해서는 실험은 잠시 접어두고 최정예 멤버를 구성, 익숙하면서 잘하는 전술을 내세우는 것이 우선이다.

모든 것을 오롯이 승리라는 결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그 대어가 성적이 아닌 과정이라면 철저하게 실험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야 한다.

패배를 감수하면서도 대표팀이 얻고자 하는 분명한 ‘무기’를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과정의 내용을 증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침반을 잡고 명확한 방향 설정을 해야 할 신태용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