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 되풀이 되는 집중호우 후 침수차와의 전쟁.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어 침수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스스로 떠안아야 했다.

사진기획부는 복잡하고 다양한 침수차 유통 경로 때문에 단속도 쉽지 않는 은밀한 세계를 공개하고 바로잡아야 한다는 내부 공감대를 형성, 취재를 시작했다.

지난 7월 청주지역의 이례적인 폭우로 1300여대의 침수차가 발생했다.

이때부터 취재진은 원칙적으로 폐차가 돼야 할 청주 침수차들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현장 취재에 들어갔다.

취재는 침수차들이 주차돼 있는 충북 청주시 충북학생교육문화원 공터에서부터 시작됐다.

진흙을 잔뜩 뒤집어 쓴 침수차 사이에 그나마 외관이 양호한 침수차 몇 대는 탁송차가 아닌 일반 화물차에 실려 이동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1300여대의 침수차의 전수 취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침수차 몇 대를 집중 취재하기로 판단했다.

침수차는 인천의 한 공업사로 이동했고 언제 끝날지 모를 침수차 부활 및 유통 전 과정의 취재에 들어갔다.

이후 9월 중순까지 50여 일간 계속된 침수차 취재는 공업사 직원들과의 눈치 싸움과 한여름의 뜨거운 햇볕이 더해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

공업사로 들어간 침수차는 외부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공업사 직원들은 장시간 공업사 앞을 지키는 취재진을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봤고 그럴 때마다 심적 부담은 더했다.

날씨도 우리 편이 아니었다.

불볕 무더위가 절정에 달해 아스팔트 위에서 있는 취재진은 더위에 지쳐갔다.

침수차 수리 상태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파악조차 힘들었다.

그야말로 안대를 쓰고 취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침수차 수리 현장과 별도로 또 다른 취재도 병행했다.

침수차 수리 후 유통에 문제점은 없는지 제도적인 침수차 처리의 팩트 확인이 필요했고 관계자들의 입장도 필요했다.

침수차 이력이 세탁되는 과정도 반복해서 확인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어느덧 한여름이 지나고 바람이 가을의 문턱을 지날 즈음 수리 중이었던 침수차가 드디어 공업사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일반 중고차처럼 보이는 침수차는 탁송차에 실려 인천항으로 향했다.

침수차를 추적한 지 50여 일만에 그 행방을 알게 됐다.

당연히 폐차돼야 할 침수차가 공업사에서 수리와 건조작업 등을 거치고 인천항을 통해 세계로 수출되는 모습을 확인했다.

는 최초로 침수차 수리 및 유통과정을 밝힌 기사를 지난 9월 20일 '[단독]'물폭탄' 청주 침수차 '변조 수출', 불법 유통 현장 확인'이란 기사로 보도했다.

이를 통해 침수차 국내 유통은 물론 제도적 사각지대를 노린 수출도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또 다른 보완책이 요구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취재의 한계도 있었다.

아직 국내 유통문제를 명확히 밝히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도 자동차 관련 카페나 블로그 등에는 침수 차량을 일반 중고차량으로 알고 사기 당했다는 글들이 여전히 올라오고 있는 점이 침수차 취재의 욕구를 다시 불러일으킨다.

사진기획부는 올해뿐만 아니라 매년 침수차 문제를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다.

침수차와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