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카드게임 전국시대가 개막했다 (사진출처: 각 게임 웹사이트)‘하스스톤’ 왕좌가 위협받고 있다.

최근 베데스다, 밸브, 스퀘어에닉스 등 굵직한 게임사가 연이어 디지털 카드게임 신작을 내놓으며 블리자드에 도전장을 던졌다.

워낙 타겟층이 명확한 장르인 만큼 유저 확보를 위한 일대 접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014년 첫 선을 보인 ‘하스스톤’은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워크래프트’ IP와 간단하면서도 전략적인 게임성,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UI/UX로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기존 카드게임과 비교해 대폭 간소화된 규칙 덕분에 마니아 장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전세계 7,000만 명 이상이 즐기는 흥행작으로 거듭났다.

일각에서는 카드게임 특유의 무작위성을 들어 ‘운빨망겜’이란 비난을 퍼부었지만 ‘하스스톤’의 상승세를 막진 못했다.

2017년 3분기 블리자드 실적발표에 따르면 디지털 매출 및 MAU(Monthly Active Users, 월간 활성 이용자) 상당량을 ‘하스스톤’이 견인했을 정도. 블리자드로서는 투자 대비 엄청난 효율을 뽑는 숨은 효자인 셈이다.

‘엘더스크롤’부터 ‘드래곤퀘스트’까지, 디지털 카드게임으로▲ 쉽고 간소한 규칙으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하스스톤' (사진출처: 블리자드)‘하스스톤’이 출시될 당시만해도 경쟁자라 할만한 존재가 거의 없었다.

‘매직 더 개더링’을 비롯해 몇몇 작품이 있긴 했지만 대중성과 거리가 멀어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작금에 출시되는 디지털 카드게임은 ‘하스스톤’을 벤치마킹해 뛰어난 접근성을 보여준다.

‘바하무트: 배틀 오브 레전드’와 ‘그랑블루 판타지’를 만든 사이게임즈는 2016년 ‘섀도우버스’로 일본 열도를 사로잡았다.

경기 도중 카드를 강화해 변수를 만드는 ‘진화’ 시스템과 현지 정서에 잘 맞는 미소녀 일러스트로 차별화에 성공해 양대 마켓 매출 2, 3위를 기록하기도. 2년이 지난 현재도 일본 앱스토어 3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해외에도 진출한 상태다.

2017년에는 ‘엘더스크롤’과 ‘폴아웃’ 시리즈로 알려진 베데스다 소프트웍스가 디지털 카드게임 대열에 합류했다.

‘엘더스크롤’ 세계관을 차용한 ‘엘더스크롤 레전드’는 2개 속성으로만 덱을 구성하며 게임판 좌우를 별개 구역으로 치는 등 전략의 변수를 더했다.

또한 원작에서 인기 있던 인물이나 사건을 업데이트해 지속적인 확장을 꾀하고 있다.

▲ 게임판을 좌우로 나눠 차별화를 시도한 '엘더스크롤 레전드' (사진출처: 베데스다)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퀘어에닉스는 지난해 11월, 일본 국민 RPG ‘드래곤퀘스트’를 카드게임으로 재해석한 ‘드래곤퀘스트 라이벌즈’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 작품은 양측의 위치를 상하에서 좌우로 바꾸는 한편 모든 카드 일러스트를 3D화해 볼거리를 극대화했다.

다만 아직 일본 마켓에만 서비스하는지라 해외 유저가 즐기기 어렵다는 것이 흠이다.

AOS ‘도타’ 상표권을 놓고 블리자드와 대립각을 세웠던 밸브 코퍼레이션 역시 디지털 카드게임으로 2차전에 돌입했다.

‘도타 2’ 속 영웅과 마법 장비를 카드게임으로 풀어낸 ‘아티팩트’는 외부에 상세 정보가 공개되진 않았으나 테스트 참가자로부터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한 프로게임단은 벌써 ‘하스스톤’ 팀을 해체하고 ‘아티팩트’에 도전한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외에도 코나미 ‘유희왕 듀얼링크스’와 CD프로젝트레드 ‘궨트: 더 위쳐 카드게임’은 ‘하스스톤’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UI/UX에 신경 썼다는 부분이 닮아있다.

실물 카드게임에서 출발한 ‘유희왕 듀얼링크스’가 원작의 복잡한 규칙을 과감히 버리고 간소화해 신규 유저를 유치한 것이 대표적이다.

▲ UI/UX 개선에 힘을 쏟은 '궨트: 더 위쳐 카드게임' (사진출처: CD프로젝트레드)대형 IP와 차별화된 재미의 도전자들, ‘하스스톤’과 정면승부물론 기세 등등한 도전자에 맞서 블리자드 또한 가만있지는 않았다.

매년 세 번에 걸쳐 특정 콘셉트의 카드 백 여장을 추가하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하고, 지속적으로 e스포츠와 오프라인 이벤트를 활성화하는 중이다.

실제로 2017년 마지막 확장팩 ‘얼어붙은 왕좌의 기사들’은 ‘워크래프트’ 세계관의 하이라이트인 ‘리치왕의 분노’를 구현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초창기 ‘하스스톤’이 자리를 잡는데 ‘워크래프트’의 인지도가 적잖은 도움이 됐음은 부정할 수 없다.

바꿔 말하면 ‘엘더스크롤’, ‘드래곤퀘스트’, ‘도타 2’와 같이 대형 IP를 앞세운 도전자 또한 왕좌를 위협할 잠재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이들 게임은 단순히 겉모습만 꾸민 것이 아니라 나름의 규칙과 연출로 ‘하스스톤’에선 느낄 수 없던 재미를 더한 점도 특징이다.

따라서 앞으로 ‘하스스톤’ 천하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국내의 경우 블리자드 후광에 힘입어 독주가 계속되고 있지만 전세계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북미와 유럽에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엘더스크롤’, 일본 유저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드래곤퀘스트’가 현지 마켓을 탈환할 가능성도 적잖다.

과연 ‘하스스톤’이 왕좌를 사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