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무함마드 왕세자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했던 칼둔 칼리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1박2일 일정을 모두 마치고 다시 고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칼둔 청장은 '역내의 가장 소중한 전략적 동반자'로 성장한 양국 관계를 지속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제의 상호 방문을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칼둔과 오찬을 함께하고 양국 간 실질 협력을 보다 포괄적·전면적으로 심화·발전시키는 방안에 대해 깊이있게 논의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형성된 '고위급 소통 채널'의 유용성을 확인하고, 기존 외교장관 간 전략 대화, 기재부 부총리와 UAE 경제장관 간 경제공동위원회 등 협의 채널을 더 활성화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국 간 군사협력 갈등설 등 국내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도 아주 짧게 얘기를 나눴지만, 전체 대화의 90%이상은 미래 우호관계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칼둔은 에너지, 전자, 관광 등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관계를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특히 재생에너지, 태양광 등 에너지 분야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우수한 기술을 가진 우리 기업과의 협력관계를 희망했다고 합니다.

칼둔은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원전사업을 한국에 발주한 UAE 원자력공사의 이사회 의장이기도 합니다.

그가 이렇게 말한 이상 원전 수주 과정을 둘러싼 의혹도 대부분 정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칼둔의 방한을 통해 원전이든 군사 분야든 양국 사이에 문제가 없다는 확인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UAE 칼둔 칼리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의 지난 9일 회동은 한국과 UAE 관계의 틀을 포괄적으로 격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에너지와 환경, 관광 분야로 협력의 외연을 넓히고, 외교·경제장관 간 소통 채널을 강화한 것은 가시적 관계 개선 조치라는 게 중론이다.

당초 문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수주해 UAE 현지에서 건설중인 바라카 원전 1호기가 완공되는 연말께 UAE를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무함마드 왕세제가 그보다 이른 시기에 방문해 줄 것을 요청해 되도록 이른 시일 내 UAE를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점은 이날 회동에서 그동안 제기돼온 지난 정부에서의 군사협력 문제가 일정 수준이나마 논의된 점이다.

다만 갈등설의 진원지가 된 이 부분은 전체 대화에서 의미있는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이번 회동은 전체적으로 미래지향적 발전에 초점을 맞추면서 군사협력 문제 등 일부 갈등요소를 일정 부분 봉합하고 해소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은 칼둔 청장의 방한을 계기로 마련된 다양한 소통과 대화채널을 전방위적으로 가동, 협력관계를 다차원적으로 끌고 나가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韓·UAE 회동, 미래지향적 발전에 초점…일부 갈등요소 봉합앞서 임 실장이 12일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직접 찾으면서 지난 한달간 정국을 뜨겁게 달궜던 UAE 관련 논란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UAE 방문 논란은 임 실장이 지난해 12월9일 UAE에 특사로 파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청와대는 중동 파병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방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임 실장이 무함마드 UAE 왕세제를 만난 자리에 칼둔 청장이 배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억측과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한국당은 즉각 MB 정부 시절 UAE로부터 수주한 원전 사업이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에 차질을 빚게 됐고, 이를 수습하기 위한 방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를 'UAE 원전 게이트'로 명명했다.

청와대는 '양국 간 파트너십 강화 목적', '박근혜 정부 들어 소원해진 관계 복원 차원' 등의 추가 설명을 내놨지만, 한국당은 '청와대의 말 바꾸기'라고 일축하면서 공세를 강화했다.

문 정부가 적폐청산 차원에서 전임 정부의 UAE 원전 수주 과정을 캐는 과정에서 UAE의 격한 반발을 불렀고, 결국 한·UAE 외교관계를 벼랑 끝에 내몬 '외교 참사'라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었다.

한국당은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했고, 여기에 다른 야당들이 가세하면서 사태는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UAE 원전 수주와 관련한 양국 간 군사협력에 대한 '이면 합의' 내지 '비공개 양해각서(MOU)' 논란까지 겹치면서 여야 간 격한 진실공방도 이어졌다.◆UAE 관련 기밀사항 국회에서 불거질 경우 전임 정부 입장에서도 부담극한으로 치닫는 듯한 청와대와 한국당의 대립은 이번 칼둔 청장의 방한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았다.

UAE 방문 논란을 끝낸다는 데 사실상 청와대와 한국당이 합의했고, 김 원내대표는 면담 직후 더이상 UAE 방문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에 해명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UAE 방문과 관련한 기밀사항이 국회 진상규명 과정에서 공개될 경우 한·UAE 관계 악화는 물론, 전임 정부와 현 정부 모두 적지 않은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는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MB 정부 시절 UAE와의 비공개 군사협정 내용이 알려질 경우 타격을 입을 수 있고, 청와대로서는 UAE와의 협상 과정이 공개되면 의도치 않은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이어져 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