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강민호가 삼성으로 떠났을 때가 기억이 난다.

11월21일 오후다.

롯데는 뜬금없이 그날 오후 강민호와의 협상결렬을 발표했다.

"상징성을 고려해 4년 총액 80억원을 제시했으나, 시장 평가를 원한다는 의견을 존중해 협상을 최종 종료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5분 후 삼성이 4년 총액 80억원에 강민호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롯데 사정을 잘 아는 야구인은 "민호가 왜 롯데를 떠났겠느냐, 당연히 남을 줄 알고 소홀히 했다가 저 상황이 된 것"이라고 귀띔했다.

팬들의 비난이 커지자 롯데는 부랴부랴 외야수 민병헌과 접촉해 영입했다.

채태인 영입 소식이 전해지면 ‘또?’란 생각이 들었다.

사인앤트레이드를 통해 채태인을 영입한다는 것인데, FA를 선언한 채태인을 잡기도 애매한 넥센과의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졌다.

넥센과 계약을 한 뒤 트레이드를 하면 최소 보상금 부담은 없다.

일종의 편법이지만 양 구단과 선수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면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찜찜한 점은 최준석에 대한 태도였다.

롯데는 포스트시즌 후 일찌감치 최준석 측에 "최 선수는 전력 외"라고 통보했다.

FA 신청을 하기도 전에 결별을 알렸다.

최준석은 두 번째 FA는 무조건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양 측은 협상테이블 자체를 차리지도 않았다.

최준석은 속상했지만 구단의 뜻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채태인이다.

그런데 사인앤트레이드라는 점이 당황스럽다.

솔직히 최준석과 채태인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최준석이 최근 두 시즌 3할 타율 달성에 실패했고 하락세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채태인은 최근 4∼5시즌 동안 전성기를 맞이했다.

2016년에는 타율 0.286으로 주춤했지만 지난해는 0.322로 맹폭했다.

최준석은 1983년생 2월생이지만 둘은 ‘1982년생’ 동기다.

나이로 보면 의미가 없다.

최준석이 무릎 부상이 있다고 해도 채태인도 그동안 잔 부상으로 고생을 했다.

병살타 확률의 감소와 좌타자라는 점이 차이라면 차이다.

강민호의 이적 때의 느낌이 난다.

최준석을 내치고 채태인을 원했다면 정상적으로 ‘FA 채태인’을 영입하면 됐다.

하지만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가 시간이 흘러 지명타자 슬롯에 대한 고민이 생기자 눈길을 돌렸다.

채태인도 갈 곳이 딱히 없었고 룻데는 애매한 넥센의 사정을 파악한 뒤 제의했다.

롯데 측은 "전력보강을 위한 노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