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만 관료 상호방문 허용 등/하원, 우호 법안 2건 통과시켜/中 “대만 망치는 법안” 강력 반발/전문가 “트럼프, 대만 통해 中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여행법 등 친대만 법안으로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대만 카드’를 활용해 중국과의 외교안보·경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SCMP에 따르면 미 하원은 최근 대만여행법 등 두 건의 친대만 법안을 통과시켰다.

두 법안은 미 상원 통과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라는 관문이 남았지만 중국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정부는 대만여행법이 1979년 이후 미 정부가 취해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법안은 미국 관리가 대만을 방문하고 대만 정부 인사를 만나는 것을 허용하는 동시에 대만 고위 관료가 미 국방부를 포함해 미 정부 인사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원을 통과한 다른 법안은 대만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참관국 지위를 다시 얻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만과의 군사교류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2018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 서명해 미 군함이 대만 가오슝(高雄)항을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SCMP는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겠다고 약속했지만, 대만이 여전히 미·중의 중요한 외교적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주미 중국 대사관의 리커신(李克新) 공사는 "미 군함이 가오슝항에 도착하는 날이 바로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환구시보 등 중국 관영매체도 "대만여행법은 대만을 망치는 법안이 될 것"이라며 "중국이 대만 문제에 더욱 단호하게 대처하게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을 ‘중국 압박용 카드’로 활용할 것을 우려했다.

장위취안 중산대학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지 않을 수 있고, 서명해도 하위 관료의 교류만 허용하는 등 다양한 옵션이 존재한다"며 "그가 대만 통일에 대한 시 주석의 의지를 잘 아는 만큼 대만을 대중국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정책의 불확실성을 즐기는 성격이지만 미국과 대만의 고위급 교류가 가져올 파장을 생각해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