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과 ‘사인 앤드 트레이드’ 합의/야구서도 도입… ‘준척급 FA’ 탄력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제도 개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기존 제도를 흔드는 새로운 계약 방식이 등장했다.

롯데가 넥센에서 FA를 선언한 베테랑 내야수 채태인(36·사진)을 보상금 없이 영입하기 위해 ‘사인 앤드 트레이드’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넥센 관계자는 11일 "채태인을 사인 앤드 트레이드 하기로 롯데와 구두로 합의했다"며 "서류 작업 등 행정적인 절차만 남았다"고 밝혔다.

롯데 측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했지만 채태인의 롯데행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병호가 복귀하면서 넥센에서 채태인이 입지는 크게 줄었기에 넥센은 보상 선수 없이 채태인을 풀어주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채태인은 두 달이 지나도록 새 둥지를 찾지 못했다.

채태인의 지난해 연봉 3억원의 300%에 해당하는 9억원의 보상금도 그를 영입하고 싶은 구단 쪽에서는 부담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가 채태인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을 넥센에 제안했고 보상금 때문에 선수를 강제 은퇴시키는 것은 가혹하다는 넥센의 판단으로 구두합의에 이르게 됐다.

‘사인 앤드 트레이드’는 구단이 FA를 영입할 때 엄청난 규모의 보상을 피하고자 취하는 계약 형태다.

넥센이 먼저 채태인과 계약하면 원소속구단 계약이기 때문에 보상선수나 보상금이 필요없다.

게약 후 채태인을 롯데로 트레이드하면 롯데는 채태인과 넥센의 계약조건만 승계하면 된다.

이미 국내 프로농구에서 FA 보상을 줄이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된 방식으로 이제는 프로야구 FA시장에서도 ‘사인 앤드 트레이드’가 등장하게 됐다.

이를 두고 편법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대어급 선수들 외에 준척급 FA들이 보상 규정으로 이적이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제기되고 있는 ‘FA 등급제’ 도입 필요성이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롯데가 지난해 한솥밥을 먹었던 FA 최준석 대신 같은 포지션의 채태인을 영입하게 됨에 따라 최준석의 입지는 더욱 좁아져 선수인생에 최대 고비를 맞게 됐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