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상화폐를 두고 '거래소 폐쇄' 등으로 초강경 대응하면서 투자자는 물론 은행권 또한 혼란 속에 놓였다.

신한은행이 실명확인 시스템 가동 계획을 연기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은 더욱 혼란 속에 빠졌다.

신한은행은 12일 정부의 특별대책에 따른 가상화폐 거래용 실명확인 서비스 도입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가상화폐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고, 정교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도입 시기를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8일 '가상화폐 투기 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을 통해 가상통화 거래 실명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가상화폐 거래에서 거래자의 은행 계좌와 가상통화 거래소의 동일은행 계좌간에만 입출금을 허용하는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로 전환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신규 가상통화 가상계좌 발급을 중단했고, 20일쯤 신규 거래를 위한 실명확인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신한은행이 실명확인 시스템을 연기하겠다고 밝히면서 타 은행들 또한 관련 내용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코빗, 이야랩스 등 3개 거래소에 "기존 가상계좌에 대한 추가적인 입금 관리 등 정리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은행권이 가상계좌 실명확인 시스템 오픈을 두고 고민하게 된 것은 최근 가상계좌 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불안감이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부가 '거래소 폐쇄'를 공언하는 등 가상화폐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전날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가상화폐에 대한 우려가 커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 당국에 이어 법무부까지 '거래소 폐쇄'를 거론하자 시장도 크게 요동쳤다.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2000만~2100만 원대에서 거래되다 박 장관의 발언 이후 3시간 만에 170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청와대가 거래소 폐쇄와 관련해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가 하락장을 펼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상화폐 시장의 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불확실성이 있어도 꺾이지 않던 시세가 정부의 강경 대응에 급락했다"며 "시중은행까지 실명확인 서비스 도입 연기에 줄줄이 나선다면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