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 일가족 살해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30대 피의자에 대해 ‘존속살해’ 혐의가 아닌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친모와 가족 등 3명을 살해하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던 김모(36)씨에 대해 강도살인 및 살인 혐의로 1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21일 오후 2~5시 용인시 처인구의 한 아파트에서 친모(당시 55)와 이부(異父)동생(당시 14세)을 살해한 뒤 같은 날 오후 8시쯤 강원 평창군의 한 국도 졸음쉼터에서 계부(당시 57세)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범행 후인 23일 친모 계좌에서 1억1800여만원을 빼 아내 정모(33·구속기소)씨와 딸들(당시 2세·7개월)을 데리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뉴질랜드로 도피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이 김씨에 대해 기존의 ‘존속살인’ 혐의 대신 ‘강도살인’을 적용한 것은 혐의 내용이 강도살인에 가깝고 법정형량이 무겁기 때문이다.

존속살인은 법정 형량이 사형,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 유기징역인 반면, 강도살인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다.

김씨는 뉴질랜드로 도피하면서 공항 면세점에서는 명품가방 등 450만원 상당의 쇼핑을 한 뒤 살해한 친모 계좌에서 빼낸 돈을 10만 뉴질랜드 달러(당시 한화 7700만원 상당)로 환전했다.

하지만 김씨는 뉴질랜드에서 2005년 저지른 절도죄로 구속돼 징역 2개월을 선고받은 복역을 마치고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전날인 11일 도피 80일 만에 강제로 송환됐다.

김씨는 자정까지 이어진 경찰의 1차 조사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아내와 공모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발적인 범행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경찰은 그동안 진행한 수사 결과를 토대로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구속후 추가 조사를 통해 범행 일체를 밝혀낸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김씨가 돈을 목적으로 범행한 사실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뉴질랜드로 출국했다 지난해 11월1일 자녀들과 함께 귀국한 김씨의 아내 정씨는 김씨와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용인=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